안과장비 전무 상처치료 전혀 못받아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로 인한 부상자 중에는 눈에 부상을 입은 어린이들이 유독 많다. 폭발 순간 파편과 강력한 후폭풍으로 박살난 학교 창유리 조각들이 어린이들의 몸을 덮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까지 사진이 공개된 부상어린이들은 옷을 입은 상태여서 몸의 부상 정도를 확인할 길이 없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사고의 위력은 현장에서 160m 떨어진 3층 용천소학교 건물 유리창이 다 깨져 나갈 정도로 강력했다.

서울대 위원량 교수는 28일 "폭발로 인한 화염의 경우 반사적으로 눈을 감게 돼 있어 눈꺼풀만 화상을 입는 데 반해 유리 파편은 눈에 보이지 않고 훨씬 속도가 빨라 망막이나 시신경에 직접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구 파열이 심하면 빨리 수술하고 반드시 꿰매 줘야 한다"고 말했다. "눈에 생긴 흠을 방치하면 안뇌염이 발생, 실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참사현장을 다녀온 목격자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 환자들이 눈에 안대만 댄 채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상 연고와 진통제 등으로 고통을 견디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길 소렌슨 세계보건기구(WHO) 평양 주재 대표는 "신의주 4개 병원을 돌아본 결과 370여명 중 90명이 유리에 눈이 찔린 환자들이지만 치료제와 안과장비가 없어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70명 입원환자 중 3분의 2가 아이들이었다"고 전했다. 용천사고 피해자가 유독 어린이가 많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안과전문의들은 "망막이 찢어진 경우는 수술없이 약만 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수정체 손상을 막기 위해 백내장 수술도 해 줘야 하고 아이들은 전신마취가 필요한데 낙후한 북한 의료시설을 고려할 때 걱정"이라고 말했다.

토니 벤버리 세계식량계획 아시아담당관도 "북한 의사들이 실명자가 이미 5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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