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저하·노동력 메꾸는 다문화,
유럽처럼 폭동 자초하는 화불러,
우리도 다문화자녀 ‘왕따’등 심각

소설 '이방인'의 작가 '까뮤'는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이다. 그러나 그는 아프리카 알제리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겪은 온갖 정신적 갈등이 소설 '이방인'에 녹아있다.

요즘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축구 영웅 지단이다. 그런데 지단 역시 알제리에서 온 이민출신. 사실은 지단의 영광 뒤에는 매우 어두운 세월이 있었다. 그는 콧대 높은 프랑스인들의 냉대와 멸시 속에 성장했다.

사실 프랑스에서는 이민자들과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질 않는다.

그 대표적인 것이 2005년 파리에서 아프리카 이민자의 한 소년이 경찰의 검문을 받고 도망치다 전깃줄에 감전사한 사건. 이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 전국에서 이민자 자녀들의 폭동과 소요가 계속됐다. 이와 같은 이민자들의 충돌은 유럽 모든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

2001년 5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운영하는 상점에 백인 청년들이 돌을 던져 가게가 부서지고 사람들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계 청년들이 보복을 하는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같은 보복의 악순환은 마침내 지난 해 7월 노르웨이에서 '십자군 전사'를 자처하는 32세 청년이 이민정책에 우호적인 노동당 캠프에 테러를 가해 100여명이나 되는 사망자가 발생한 끔찍한 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

유럽은 이제 지금까지의 다문화정책이 실패했다고 서슴없이 자인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자국민의 출산저하와 노동력 부족을 메꾸기 위한 이민정책에서 비롯됐음을 반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총인구의 2.6%인 130여만 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만 해도 15만 명이 넘는다. 그리고 매년 2만 5000명의 다문화 자녀가 늘어가고 있다.

유럽에 비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며 앞으로 오히려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보도에 의하면 이들 다문화자녀의 37%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이들의 90% 이상이 게임중독에 빠질 수밖에 없는 따돌림과 냉대, 무관심의 늪에 버려져 있다고 한다. 피부가 다르다고, 우리말을 잘 못한다고, 가난한 나라에서 시집왔다고….

이러다간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동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그렇게 인구감소와 노동력부족 해결이라는 이기적 다문화 정책은 후환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그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언어를 가르쳐주고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을 복지차원에서 추진해야 하며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그들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에서 따뜻이 끌어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한국 사람과 100% 똑같아지길 강요하지 말고 그들 문화와 생리를 받아들이는 그야말로 '다문화 정책'이 실질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지역 계룡건설이 중심이 되어 우송대학과 선양주조, 금성백조주택, 하나은행, 농협 등 뜻있는 기업인과 인사들이 만든 한국다문화가정정책연구원이 2월 4일 창립 2주년을 맞는데 그동안 전개해온 현장중심의 연구를 통한 정책 개발과 교육봉사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은 흐뭇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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