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 동명의 책 작가 서형 인터뷰]
사법부 허상 비판하려 집필 “책 안에 허구도 있는데 …”
동명의 책 저작권 인정안돼

▲ 작가 서형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등 국가기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던 중 우연히 주인공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를 만나게 됐고, 이 내용을 책으로 쓸 것을 결심했습니다.”

최근 사법부의 부조리를 꼬집는 영화 ‘부러진 화살’이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동명의 책 ‘부러진 화살’의 저자 서형(37·충남대 졸업) 작가는 26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집필하게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작가의 '부러진 화살'은 지난 2007년 대한민국 사법부를 뒤흔들었던 '석궁 테러 사건'의 주인공 김명호 교수와 그의 재판 이야기를 담은 공판 기록물로, 지난 2009년 8월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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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당시 서울 동부지법에서 열린 이른바 ‘석궁 테러’ 재판에 관심이 쏠렸다”며 “판사에게 반말을 하고, 방청석은 소란스럽고, 증인은 쩔쩔매던 모습이 평소 생각하던 재판의 모습과 달라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책 '부러진 화살'에서 서 작가는 당시 사건의 공판 기록을 르포에 가깝게 최대한 인용해 기술함으로써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

작가는 “원칙대로 살면서 주변에 적당히 사는 사람들을 괴롭게 만드는 성질 깐깐한 수학자가 벌인 판사와의 한판 승부를 통해 대한민국 사법부의 허상과 어리석음을 객관화해 비판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영화 ‘부러진 화살’이 국민적 관심과 함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내 책은 100% 실명을 사용하는 등 영화보다 사실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출간 당시에는 전혀 이슈가 되거나 문제화 되지 않았다”고 서 작가는 말했다.

작가는 영화 개봉과 함께 불거진 ‘부러진 화살’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부러진 화살'과 작가의 책은 같은 제목이지만 법적 관계는 없다.

이에 작가는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영화사측은?내 책을 한 번 읽었을 뿐이지 참조하지 않았고, 참조했다고 하더라도 기록이기때문에 저작권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책과 영화의 차이점에 대해 작가는 “영화는 지나치게 김 교수를 선한 사람으로 그려놨는데, 책을 읽으면 진짜 그 사람에 대한 캐릭터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영화에서는 모두 진실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허구도 간간히 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작가는 "김 교수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법의 집행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실증하고 있다"며 "국민의 인성과 태도까지 규율하겠다는 판결은 과연 어떤 근거로 정당화 될 수 있을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영화 ‘부러진 화살’ 역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킨 영화 ‘도가니’에 이어 사법부를 향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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