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초대석]오구영 한국청년회의소 제18대 대전지구회장
청년실업·저출산 고령화문제·지역현안 제목소리 내기위해 다양한 시도
창립 60주년 맞아 관변단체 오명 벗고 새로운 ‘청년 구심점’ 역할 다할터

한국청년회의소(한국JCI)는 젊다. 지방자치단체의 웬만한 행사에는 ‘이들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뚜렷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만 20~42세의 회원들은 스스로 '지역 일꾼'이라 말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한국청년회의소가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다.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수없이 많은 격변기를 거치는 동안 '조국의 미래, 청년의 책임'이라는 사명감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청년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자부한다.

신임 오구영(34) 제18대 대전지구 회장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시행된 이후 JCI의 활동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자신한다. 이와 함께 새롭게 회장에 뽑힌 만큼 올해는 회원의 저변 확대와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것을 분명히 했다. 청년들의 지도력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대전 JCI는 이를 위해 다양한 지역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한편, 국제화 시대에 걸맞도록 해외 교류도 꾸준히 전개한다는 것이다. 충청투데이는 신임 오구영 회장에게 대전에서 젊은 청년들의 역할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 오구영 한국청년회의소 대전지구 신임 회장은 “올해는 회원의 저변 확대와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것”이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 특히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대담=이의형 편집국 부국장 겸 정치부장

-JCI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올해로 딱 7년이 됐다. 빠르다면 빠르게 회장자리에 올라왔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회장자리까지 올라왔다. 대학교 시절에 총학생회장을 했다. 그 당시 JCI 회의 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뿐만 아니라 의전문화라든지 궁금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05년 무작정 JCI를 가입하려 했지만, 학생이라는 이유로 가입에서 거절당했다. 학업을 마치고 곧바로 신탄진에 있던 JCI를 찾아가 가입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 후회한 적도 없지 않지만, 만족하는 부분이 더욱 많았기 때문에 현재의 회장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회장의 임기는 1년이다. 신년 계획이나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청년회의소는 곧 청년 사관학교라는 지도력 조직으로 일컫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부분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전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청년실업문제, 저출산문제, 지역 현황 등 모든 것이 JCI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다. 지역별로 격차가 큰 것도 문제다. 발전이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JCI의 이름을 걸고 발전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청년 포럼 등을 구상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이 될 수도 있고, 후보자, 기업회장 등 누구든지 초점을 맞춰 접촉할 계획이다. 분명한 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현재 대전 JCI의 활동이 활발하고 규모도 꽤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다시피 한국 JCI의 규모는 세계에서 일본과 미국 다음으로 규모와 활동 폭이 큰 편이다. 현재 16개 지구와 360여 개의 지방 JCI가 있고 약 2만 명의 회원이 전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전은 1개의 지구 속에 9개의 로컬이 속해있다. 로컬별로 약 40~80여 명이 소속돼 있다."

-JCI의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그동안 JCI 속에서 배출한 수많은 젊은 기업가들이 경제성장의 힘찬 동력이 됐고, 이를 통해 성장한 청년 지도자들은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 발전을 이끌었다. JCI는 곧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영광스러운 역사를 돌아보고 정리해 우리의 후손들에게 들려줘야 한다. 우리의 선배들이 걸어온 이야기, JC를 일궈온 노력이 우리에게 전해지고 후배들에게 전해져야 한다. 그 속에 녹아있는 지혜들이 후배에게 전달될 때 더 훌륭한 청년 기업가와 지역의 젊은 일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현실에 집중하고, 만족하며 모든 일에 노력하겠다.”

-‘라이온스’나 ‘로타리 클럽’과는 어떻게 다른가.

“둘은 봉사단체지만 JCI는 청년들의 지도력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지역 사회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행사를 한다. 만약 환경캠페인을 전개한다면 회원들은 나름의 역할을 맡아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도력을 배우게 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JCI 출신 정치인이 많은 것 같다.

“어떤 시·군이나 광역의회를 가더라도 JCI 출신들이 20% 이상이다. 대전도 마찬가지로 국회의원을 비롯해 시의회, 구의회 등 다양하게 정치적 활동을 하고 있다.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게 아니라 의회 활동도 잘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JCI는 회의 문화가 발달해 있다. 몇 시간씩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회원이면 누구나 토론에 익숙하다. 연수 과정에서도 회의 법 등에 대해 지도한다.”

-과거에는 관변단체라는 비판도 있다.

“부인할 수는 없다. 지역 사회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관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변단체라는 평가를 받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 그 중심에 제가 서 있다. 틀에 박혀 있던 JCI의 문화를 조금 변화를 주려 한다. 예를 들어 특별한 상황이 아님에도 의전팀의 역할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너무 구태적인 행동은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회원들의 후원금과 회비로 운영되는 만큼 청년의 목소리는 강조하되 관변단체라는 비판의 목소리는 듣지 않도록 할 것이다. 여기에 기본 구성원들의 도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같은 또래의 청년들이 모인 조직이다 보니 구심점이 없는 문제점도 있을 것 같다.

“철저하게 역할이 분담돼 있다. 회장을 중심으로 조직이 움직인다. 특히 외부 시각에서 보면 의전 문화는 지나치다고 할 정도다. 한국 JCI의 역사가 올해로 60년을 맞았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단체가 생겼다가 없어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청년단체이면서도 지금까지 유지해 왔던 건 회장을 중심으로 한 역할 분담이 철저하기 때문이다.

-폐단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물론 폐단도 있지만, 조직이란 그래야만 한다. 장·단점이 있지만, 회장 임기를 1년 단임제로 한다. 독단이나 독선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에는 거부감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나갈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임기 중에 혁신적으로 바꿔보려 한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저출산·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건 젊은 우리들의 문제이자 책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 한 명씩 더 낳는 출산장려 범국민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회원들끼리도 술자리 등에서 '한 명씩 더 낳읍시다'라고 농담을 하곤 한다. 아직 총각이지만,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도 심각하다.

“올해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회원들을 상대로 노인 채용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할 수 있는 단순 노동을 비롯해 여가 생활의 증진을 위해서도 대전 JCI가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청년들이 해야 할 일이며, 함께 살기 좋은 대전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퇴직 인력 중에는 고급 인력이 많다. 다양한 직장을 마련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경비나 꽃 배달, 주유소 등에 취업하는 게 고작이었는데, 이들이 오랫동안 얻은 경험이나 지식을 썩히지 않고 그대로 후세대들이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 구체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계획을 만들어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JCI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JCI는 해외에서 한국을 알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지난 2000년부터 중국 옌볜 조선족 심장병 어린이 80여 명에게 무료 수술을 해줬다. 이제는 옌볜에도 병원이 많이 진출했고 심장병 어린이를 찾는 게 오히려 힘들다. 그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심장병 어린이 치료 못지않게 장학 사업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그들이 한국말과 고국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도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 고려인 JCI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끝으로 청년들에게 한마디.

“청년은 나라의 중추다. 중앙도 중요하지만 각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꾼을 지속적으로 길러 내야 한다. 또 지금까지는 여성들의 참여가 적었던 게 사실이다. 여성들이 좀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생각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대한민국 1000만 청년세대의 목소리가 되게 하겠다. 그리고 반드시 모든 로컬이 더 힘차게 JCI 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단순히 무게를 잡는 단체가 아닌 나름대로 규율과 대외적인 활동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 홍보 분야에서도 노력할 것이다. 언론이나 시민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정리=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청년회의소란

약칭은 JCI(Junior Chamber International)다. 지난 1915년 미국에서 헨리 기젠비어가 동료들과 청년시민협회를 창설한 게 모태다. 지역 사회의 각종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구성원들의 사회적 성장을 도모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1952년 지역 단위로 처음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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