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동의안에 부정적 … 구단 정상화 의지 찬물

승부조작 사건으로 거대한 암초에 걸렸던 대전시티즌이 최근 정상화의 정점을 찍은 가운데, 클럽하우스 건립문제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지역 축구팬들의 오랜 염원에도 불구 대전시의회가 ‘불쑥’ 클럽하우스 건립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염홍철 대전시장을 비롯해 서포터즈, 구단 프런트가 똘똘 뭉쳐 ‘실행 맵’을 마련하고, 이 같은 뜻을 천명했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는 지난달 열린 제197회 대전시의회 임시회 상임위원회에서 시가 제출한 ‘대전시티즌 덕암 축구장 클럽하우스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 동의안’을 부결(부동의)했다.

승부조작, 성적 부진 등 시티즌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시의회 산건위는 시티즌 및 시 문화체육관광국 자구책마련 여부에 따라 클럽하우스 건립을 재검토키로 의견을 모았었다.

그러나 산건위 소속 위원들은 현재까지 클럽하우스 건립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국 지역민들의 여론을 외면하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대전시 및 대전시티즌은 내달 초 열리는 시의회 2차 정례회를 앞두고, 지역 축구팬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재상정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클럽하우스는 선수들의 사기진작은 물론 컨디션 관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성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지역민을 위해 창단된 구단을 포기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클럽하우스 건립이 시급하다. 지역 축구팬들의 열망으로 지난 1997년 창단과 함께 추진돼 왔고, 올해 결실을 맺을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서포터즈를 주축으로 클럽하우스 건립에 대한 지역 축구팬의 열망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립계획이 무산될 경우 시의회 산건위 위원들은 축구 팬들의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 서포터즈는 “지역민을 대표하는 시의원들이 여론 수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건위 소속위원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시티즌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 숙소는 매년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보수비용만 버리고 있다. 클럽하우스 건립이 올해 안에 결정되지 않는다면 나름대로의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2013년 시행 예정인 승강제에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보다 클럽하우스 건립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충남 공주에 위치한 시티즌 숙소는 임대로 운영되고 있는 탓에, 시설 자체가 열악한데다 경기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매 시즌 선수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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