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생명수를 찾아서 2.칠갑저수지] 흙 · 자갈 · 모래로만 구성
시멘트공법 없이 시공한 국내 유일 ‘흙댐’
저수지 크고작은 민원 시달리다 완공후 지역 젖줄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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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 청양지사(지사장 서안철)는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25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청양지사의 야심작인 칠갑저수지(칠갑지)는 청양군 대치면 광대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난 1991년 8월 착공해 2007년 12월에 완공했다.

이후 담수를 시작한 칠갑지는 대치면 농경지에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실제 칠갑지로 인해 청양지역은 청정 친환경 쌀을 비롯해 각종 농산물 재배로 '신바람'이 불고 있다. 칠갑지가 지역 농산물 재배와 소득 창출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칠갑지의 총 저수량은 508만 4000톤으로 제당길이가 250m에 이르고 높이는 무려 31m의 대형 저수지로써 저수율 100%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 청양지사 직원들은 칠갑지가 탄생하기까지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겪었다. 지난 1991년 착공을 시작하자마자 용지매수 문제를 비롯해 지역민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완공되는 시점까지 크고 작은 민원으로 ‘홍역’을 앓았다.

끈질긴 민원 만큼이나 청양지사 직원들도 지역민을 상대로 설득과 이해를 구하며 칠갑지를 완성시켰다.

각고의 노력끝에 완성된 칠갑지는 자연경관이 더욱 돋보여 청양군민에게 깨끗하고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는 듬직한 저수지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농어촌공사 청양지사는 용수로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청양, 운곡, 대치, 비봉 등 4개 읍·면 20개리 682ha의 수혜면적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칠갑지는 다른 저수지와 다르게 시멘트 공법을 사용하지 않은 국내 유일의 토목 산성 방식으로 흙, 자갈, 모래로 구성된 자연환경에 친화적인 방식인 EARTH DAM(흙으로 축조하는 방식) 시공법을 사용했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방식이지만 이 덕분에 지난 2003년부터 대학 토목과 교수를 비롯해 토목 관련 연구원, 학생이 현장 견학을 하고 시공법을 배워가는 등 산 교육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여기에 저수지 중앙에는 높이 65m의 고사 분수대가 설치돼 있어 수질개선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 고사 분수대는 콘밸브(물 분사식 방류밸브) 방식으로 도내 최초로 도입한 무인 자동경보 시스템이다.

칠갑지는 농업용수, 하천 생태보전 유지뿐만 아니라 청양의 대표적 축제인 청양 구기자 고추축제를 비롯해 큰 행사가 치러질 때면 이 분수를 작동시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칠갑지 주변에는 칠갑산 자연휴양림, 우드 랜드, 목재 문화 체험장이 어우러져 있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청양군민이 운동하고 여가생활을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는 등 주민의 호응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청양지사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청양군과 지난 4월 MOU를 체결하고 칠갑지 및 천장저수지, 도림저수지 등 수변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칠갑지를 중심으로 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전망대와 길가 등에는 체험장을 건설해 자타가 공인하는 청양의 명소로 거듭 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망대가 건설 중인 칠갑지 언저리에는 칠갑산자연휴양림이 감싸여 있고 해발 300m 남짓의 봉우리들이 저수지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준다.

칠갑지 옆에 있는 칠갑산은 높이 561m로 청양군의 중심부에 있어 공기가 매우 맑고,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칠갑산의 유례는 기원전 만물생성의 7대 근원인 '칠(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갑(甲)'자를 붙여 칠갑이라 경칭해왔다.

세월이 흘러 지난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차령산맥에 속하며 북쪽의 한티고개를 지나 동쪽에서 서쪽으로 대덕봉, 명덕봉, 정혜산과 이어지고 있다.

칠갑산은 동쪽의 두솔성지(자비성)와 도림사지, 남쪽의 금강사지와 천장대, 남서쪽의 정혜사, 서쪽의 장곡사가 모두 연대된 백제인의 얼이 담긴 천년사적지다.

비록 산세는 험하지만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경치를 자랑한다. 이 지역의 문화재는 신라 문성왕 때 보조(普照) 승려가 창건한 장곡사에 보존돼 있다.

장곡사에는 상대웅전을 비롯해 하대웅전, 금동약사여래좌상 등이 보물로 지정돼 있고 철조비로자나불부석조대좌는 국보 58호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자가용을 이용해 공주 방면으로 이동하다 보면 천장호 출렁다리가 있는데 이는 가을 산행을 즐기고 돌아가는 길에 꼭 한번 들러야 할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KBS 1박 2일'을 통해 출렁다리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등 인기 절정의 관광지로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출렁다리는 칠갑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해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게다가 칠갑산 등산로와 연결돼 있어 산을 오르거나 내릴 때 출렁다리를 건너야 하는 등산객에게 아찔한 스릴을 제공하고 있다.

이 다리는 국내 최장이며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긴 출렁다리로 길이가 207m에 달한다. 폭은 1.5m이며 중심부는 30∼50㎝까지 출렁임을 느낄 수 있어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청양 지역에는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넉넉함으로 사시사철 관광객을 반기고 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사진·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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