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정 생생 점검]자전거 도로, 이대로 괜찮은가 ③ 당진지역 현장 점검

▲ 당진군 채운평야를 가로지르고 있는 자전거도로가 텅 비어있다. 손진동 기자

기자가 지난 16일 찾아간 당진읍~고대면 공설운동장 구간 채운평야를 가르는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텅 비어 있었다.

당진군은 지난 2006년 당진읍~고대면 공설운동장까지 길이 3.5㎞에 폭 3m짜리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다.

군은 지난 2006년 10월 열린 도민체육대회를 친환경대회로 개최하기 위해 공사비 22억 원을 투자해 이 도로를 만들었지만 정작 5년이 지난 지금은 ‘이용자 없는 자전거 도로’로 전락했다. 결과로 보면 예산낭비로 지적되고, 한번 만들어지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사안으로 고착된다.

이렇듯 행정기관의 고쳐지지 않는 단점 중 하나가 아직도 ‘실적을 위한 밀어붙이기 사업’이 행정 내부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정부(행정안전부)는 최근 자동차의 급증으로 친환경 녹색교통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내세워 자전거 도로를 건설하고 있다.

정부와 당진군은 친환경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생활 속에 교통수단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편리하고 안전한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며 올해부터 당진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사업비 127억 2000만 원을 투자해 총 27㎞(7개 구간으로 연차 사업)의 국도 32호선(정미면 산성리·서산 경계)~국도 34호선 신평면 운정리 삽교호(아산시 경계)에 국가 자전거도로를 개설하게 된다”면서 “지자체가 임의로 조성할 권한은 없고 정부 계획에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 네트워크 구축에 이바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사업계획은 4.9㎞ 구간에 25억 4000만 원을 들여 신평면 운정검문소~삽교호 관광지, 신평면 계성한약방~신평농협주유소를 연결하는 자전거도를 개설한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정부의 자전거도로 기본계획은 녹색교통을 가장한 낭비성 토건사업”이라며 “이미 4대강 사업 경험을 통해 경험했듯이 자전거 도로 역시 생색내기 식 사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자전거도로가 개설되는 국도 32호선 구간은 자전거를 타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경사와 함께 심한 오르막, 또 대형 차량이 많이 다니는 위험지역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곳의 자전거 도로는 당진읍내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이용률이 낮을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어 ‘예산 낭비’ 지적과 함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이 알려진 2010년 11월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본래 자전거 도로는 도시 안에 만들어 출·퇴근 등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데 써야 제 구실을 할 수 있고 도심에서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 완화, 에너지 사용 절감, 교통체증과 주차난 해소가 가능하다"며 "정부의 타당성 없는 자전거도로 사업 때문에 애꿎은 자치단체가 혈세 낭비에 동참하고 있다”고 백지화를 요구한 바 있다.

당진=손진동 기자 dong5797@cctoday.co.kr

<당진군 자전거도로 연차별 투자계획>

구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연장(㎞) 27.7 4.9 3.6 4.7 4.4 3.6 3.3 3.2
사업비(억원) 127.2 25.4 16.4 22.7 17.2 15.7 15.8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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