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9월과 대조적…경제현장 점검 동분서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경제현장 곳곳을 활발하게 누비고 있다.

북한 매체들의 보도내용을 확인해보면 김 위원장은 10월 들어 16일까지 현지지도, 공연 관람 등 9건의 공개활동을 벌였다. 이틀에 한 차례 정도 공개활동에 나선 셈이다.

특히 16일에는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단천시의 대흥청년영웅광산과 룡양광산을 방문했고, 함흥시에서 2·8비날론연합기업소와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룡성기계연합기업소, 흥남제련소를 현지지도하는 등 무려 6군데를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매체가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이 활발한 행보는 공개활동이 눈에 띄게 적었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18차례나 공개활동을 폈고 8월에도 일주일 간 러시아와 중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강행군을 했지만 9월에는 북한 매체에 보도된 대외활동이 6건으로 확 줄어 건강이상설이 나돌기도 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지난달 25일 김 위원장이 몸상태가 좋지 않아 방북 중이던 인도네시아 대표단을 만나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그의 건강상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말 러시아와 중국 방문을 마치고 9월에는 고령과 병력 등을 고려해 무리한 활동을 자제했다가 이달 들어 체력을 회복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달 평양에서만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던 김 위원장이 이달에 함경남도 단천 등 지방을 자주 가는 것은 그만큼 그의 건강이 좋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 위원장의 공개적 행보가 최근 경제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달 들어 군부대 방문은 한차례도 없고 노동당 창건 66주년 기념연회 참석과 은하수 10월음악회 관람 외에는 모두 경제현장 현지지도였다.

시찰 장소도 단천항 건설현장, 태양열설비센터, 대동강돼지공장, 오리공장 등 공사 중이거나 최근 개보수를 마무리한 시설이 대부분이고, 평안남도 평성합성가죽공장과 락랑영예군인 수지일용품공장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곳이 많다.

경제 현장에는 북한의 다른 고위층 인사들도 최근 부쩍 찾고 있다.

16일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총리 등 당정 간부들이 평양의 두단오리공장을 찾아 현대화된 시설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7일 "김 위원장의 경제현장 방문은 주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강성대국 실현의 마지막 단계인 '경제강국' 건설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공언한 만큼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경제발전을 독려하고 가시적 성과물을 내는 데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내각이 지난 15일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어 올해 경제계획 완수 방안 등을 논의한 것도 최근 북한 당국이 경제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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