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 등에 둥지 틀어 정전사고 유발

▲ 까치로 인한 고속철도 정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선로유지 보수요원이 새벽에 까치집 방지막을 설치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고속철도(KTX)가 까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철도청이 전쟁을 선포했다.

13일 철도청에 따르면 전주 등에 까치집을 지어 정전사고를 유발하는 까치가 고속철도 운행 구간의 전기시설물에까지 침범, KTX의 운행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지난 2일 천안아산역(온양온천)에선 까치로 인해 고속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이 끊어지는 정전사고가 발생,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현재 고속철도 운행 구간 내 주요 시설물에 침입한 까치집은 신선 구간 100여개소, 기존 구간 800여개소 등 총 900여개소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속철도 선로 유지·보수 요원들은 요즘 시설물 관리 등 본연의 업무보다 심야 시간대(오전 3∼5시)를 이용, 까치집 제거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둥지를 철거해도 불과 서너시간 뒤면 동일 장소에 또다시 집을 짓는 까치의 습성 때문에 하루에도 까치집이 수십개씩 늘어나는 등 까치와의 숨박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철도청은 고속철도의 안전운행을 위해 15일까지 까치집 제거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 오는 20일까지 총 1524개소의 주요 시설물에 까치집 방지기구를 설치하는 한편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이 쉽게 벗겨지지 않도록 피복을 덧씌우기로 하는 등 까치와의 한판 전쟁에 나섰다.

철도청 관계자는 "까치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예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길조였던 점과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운행에 지장을 일으키지 않는 장소의 까치집은 제거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공생방법도 함께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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