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에이스 대장암 투병 중 별세
한화 “큰 별 졌다 … 장례절차·물품 지원”

▲ 대장암으로 타계한 ‘불세출의 투수’ 故 최동원의 빈소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말 없는 고인의 영정 사진이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쇠팔’ 최동원. 그는 한국 야구계의 진정한 큰 별이었다.

최 전 감독은 지난 2007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이후 한때 병세가 호전돼 2008년 한화 2군 감독, 2009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 운영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고인은 지난 7월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경남고와 군산상고 간 레전드 매치에 경남고 대표로 참가했지만 경기에 뛰지 못하고 수척해진 몸으로 더그아웃을 지켰다. 그의 공식적인 마지막 모습이었다. 더욱이 올해 출범 서른 돌을 맞은 프로야구는 '영원한 3할 타자'인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이 지난 7일 별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당대 최고의 투수인 최동원마저 팬들의 곁을 떠나자 비통에 빠졌다.

최 전 감독은 지난해부터 병세가 급격히 나빠져 경기도 포천 등지에서 요양해 왔다.

경남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최 전 감독은 선동열 전 삼성 감독과 함께 한국야구 100년사에서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최 전 감독은 경남고 2학년이던 1975년 경북고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작성,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이듬해 군산상고를 상대로 탈삼진 20개를 솎아내 초고교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

실업야구 롯데에 입단했던 1981년에는 최우수선수(MVP)와 다승왕, 최우수신인상을 싹쓸이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또 현역시절 최고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가 주무기였던 그는 특히 타자를 압도하는 승부 근성과 눈부신 연투 능력으로 '무쇠팔'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1982년 프로에 진출한 최 전 감독은 1984년 27승 13패 6세이브를 기록해 정규리그 MVP로 뽑혔고, 같은해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올리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롯데에 사상 첫 우승을 선사했다.

이후 1988년까지 롯데에서 활약했으며, 프로야구 선수회 문제로 구단과 갈등을 빚어 1989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삼성에서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한 최 전 감독은 지난 1990년 현역에서 물러났다.

선수시절 프로 통산 103승 74패 25세이브 방어율 2.46을 기록했다. 현역 은퇴 이후에는 야구 해설가, 코치 , KBO 경기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한편 한화는 이례적으로 그룹 상조회 차원에서 최 전 감독의 장례절차와 관련한 일부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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