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자연사박물관 건립이 환경적으로는 불가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환경이 훼손된 만큼 친환경공법에 의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충남도 환경보전자문위원회(위원장 이명수)는 18일 여성정책개발원에서 회의를 갖고 이미 환경이 훼손된 박물관 부지의 원상회복은 막대한 재원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친환경적으로 설계를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위원들은 "자연환경이 수려한 계룡산에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자연을 훼손시킨 것은 안타깝지만 박물관 건립에 대한 사회적인 타당성으로 볼 때 재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철현 한밭대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복원하느냐가 중요한데 박물관 주변에 충분히 수목을 심어주고 오·폐수 처리시설을 갖추는 동시에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주차장을 멀리 떨어진 별도의 부지에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재경 청양대 교수는 "박물관 부지 주변에 이미 집단시설지구가 조성되고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있는데다 조만간 다른 시설들의 유입이 예상돼 자연사박물관을 조속히 건립해 주변환경을 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기섭 천안외국어대 교수는 "개발 후 관리가 안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공사 시작단계부터 박물관이 완공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설계변경, 환경문제 등의 관리·감독을 담당할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그러나 김선태 대전대 교수는 "환경적으로는 원상복구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진퇴양난에 놓여 있다"며 "환경훼손 문제를 제기하는 환경단체 등과 충분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명수 행정부지사는 "오늘 회의에서 친환경적으로 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데 의견은 모아졌으나 내년 1월 11일까지 시행주체인 청운재단이 신청한 실시설계를 승인해야 한다"며 "공주시장, 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법적인 문제를 비롯해 환경단체들과 사회적인 문제를 논의해 최대한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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