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왼손 에이스 차우찬(24)이 최근 부진을 떨치고 호투하면서 후반기 들어 막강해진 삼성 선발진에 '화룡점정'을 했다.

차우찬은 29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LG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차우찬의 호투는 상승세를 보이는 삼성 선발 투수들의 활약과 맞물려 심상치 않은 관심을 끈다.

전반기 막판 거의 한 달 가까이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삼성 선발진은 전반기를 마치고 자체 미팅을 열어 선전을 다짐하더니 레이스가 재개되자마자 기세를 올렸다.

26일 광주 KIA전에서 장원삼이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27일 윤성환이 7이닝 1실점으로 승전고를 울렸고 28일에는 정인욱까지 5⅔이닝 2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신고했다.

여기에 차우찬까지 가세하면서 삼성은 온전히 선발진의 힘으로 4연승을 일궈냈다.

선발진만 더 안정되면 바랄 게 없다던 류중일 삼성 감독도 연이은 호투에 "대성공이다. 이제 차우찬과 배영수만 좋아지면 된다"고 반색했다.

삼성에게 차우찬의 호투는 다른 선수들보다 특히 반갑다.

지난 시즌 10승2패로 승률왕에 오른 차우찬은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배영수와 윤성환을 제치고 팀의 1선발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에도 4월 평균자책점 1.45의 위력적인 투구를 하면서 혼자 3승을 책임져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첫 풀타임 선발의 중책을 맡은 부담은 컸다.

5월 평균자책점이 4.18로 치솟았고 이후로도 들쭉날쭉한 투구를 했다. 7월에는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2연패에 빠졌다.

KIA의 윤석민이나 SK의 김광현과 같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삼성으로서는 차우찬의 부진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21일 대구 SK전에서 6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면서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인 차우찬은 이날 호투 끝에 승리를 따내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웠다.

차우찬을 필두로 윤성환, 장원삼 등 선발진이 위력을 회복한 삼성에 외국인 투수 두 명까지 가세한다면 당분간 상대 팀이 연승의 기세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은 "후반기 들어 선발 투수들이 3연승을 해서 다소 부담은 있었지만 자신 있게 투구했다"면서 "홈런 2방을 맞았지만 매 공을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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