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문기석씨 11년째 고물 팔아 봉사

▲ 문기석씨(사진)가 올 초부터 3개월째 모아 놓은 야적장에는 어려운 이웃을 도울 고철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원내 사진은 문씨가 쌀을 팔 때마다 십시일반 모금하는 기금함)
"철근파동 탓에 어려운 이웃돕기도 예년보다 힘이 들어요."

올해로 11년째 폐깡통, 스테인리스 등 버려진 고물을 모아 판매한 수익금(매년 100만원)으로 자신보다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충남 태안군 태안읍 문기석(42)씨.

문씨는 고물수집상들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면서 지난 93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0∼15t 정도의 고철을 모아 왔으나 최근 고철파동으로 수집량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푸념을 털어놓았다.

빈농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를 중퇴한 그가 떡방앗간과 쌀가게에서 일하면서 이 같은 선행을 시작한 것은 자식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고 말보다는 직접 실천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그는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고철을 주울 때 주위 사람들이 고물까지 팔아서 먹고 살아야 하느냐며 얄밉게 대할 때 가장 힘이 들었다"고 말한다.그러나 최근에는 그의 고철 수집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값나가는 고물이 버려진 위치를 귀띔해 주거나 고물을 직접 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적잖은 보람을 느낀다는 문씨.

또한 그는 자신이 경영하는 제일쌀상회 한쪽에 저금통(일명 기금함)을 달아 놓고 쌀을 팔 때마다 100원이고 1000원이고 모았다가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보태고 있다.

이렇게 수년 째 관공서 사회복지 모금창구에 수익금을 보냈지만 누구를 도왔는지 몇 명에게 썼는지 모르는 문씨는 초심회 회장과 태양복지회(회장 이철원) 회원으로 크고 작은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어 야박한 세상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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