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예술단은 결국 시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충분하지 못한 재정지원과 활동, 운영의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간 문예단체에 비하면 그래도 여유 있고 상당 부분 기반이 조성된 혜택받은 경우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번 시민밀착형 활동 계획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아직 우리나라 공직사회는 관료체제의 경직성과 속도감 결여, 권위의식, 국민에게 군림하며 시혜를 베푼다는 전근대적 의식 구조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시립예술단의 경우 활동영역이 공연예술 장르인 만큼 그 본질상 끝없이 자유로워야 하며 발상의 전환을 수반하는 창조성이 앞서야 함에도 '시립'이라는 운영주체와 연계돼 갖가지 제약을 받는 동시에 운신의 폭은 좁을 수밖에 없었다. 예술의 자유 추구와 행정조직 소속 앞에서 시립예술단에게 자유와 창의력 발현, 그리고 시대를 선도하는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도록 권면한다. 그간 시립예술단의 크고 작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이나 지역사회가 피부로 느끼는 실물감엔 여전히 관료조직의 일부라는 태생적 한계가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대전 시립교향악단이 추진해 온 일련의 노력이 지명도 제고와 경영구조 개선의 단초를 마련한 것처럼 시립예술단이 시도하는 '맞춤형 공연' 등이 정례적인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문화도시의 자부심을 담보하는 지역 공연문화 발전의 견인차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그간 오래 거론된 시립극단과 시립창극단, 뮤지컬단 등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예술단체 설립논의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