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자 눈덩이 박람회장 북새통

▲ 17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대전·충청지역 청년 직업박람회에서 한 여성 구직자가 구인안내판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신현종 기자
"이력서 제출만 40차례가 넘었습니다."

17일 오전 10시부터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2004년도 상반기 대전·충청지역 청년 직업박람회장을 찾은 한모(26)씨는 다른 청년 구직자들과 마찬가지로 무의미한 실패 경험만 쌓아가면서 자신감마저 잃었다고 말했다.

한씨처럼 수십 차례의 구직 실패를 경험한 청년실업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전지방노동청에 따르면, 15∼29세 전국의 청년실업자수가 45만명에 이르고 실업률도 9%에 육박하는 등 고용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어 실업대란이란 표현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대전과 충남의 청년실업자 수는 각각 1만 4000명과 1만 3000명, 실업률은 8.6%와 7.2%에 이른다.

60개 업체가 354명을 모집하는 이날 박람회도 참여 관람자가 2600명이나 몰리는 등 청년실업의 현주소를 여지 없이 반영했다.

특히 청년실업자가 전체 실업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전 56%, 충남 59% 등 절반을 넘어서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지난해 1월 말을 기준으로 청년실업자 수는 1년 새 대전에서 2000명이 증가하는 등 전국적으로 2만 5000명이나 늘어났다.

전체 실업률이 0.2% 증가세에 그친 반면, 청년실업률은 0.5%나 증가했다.

이는 기업들의 고용 관행이 수시채용과 경력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대전지방노동청 고용안정센터 김상범 직업상담원은 "고용관행의 변화 추세에 맞춰 첫 직장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경력과 전문성을 쌓은 뒤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라이프 플랜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대덕밸리벤처기업관과 유망중소기업관으로 나눠 60개 업체가 실시한 면접에 응한 관람자는 1024명이었으며, 이 중 81명이 즉석에서 채용됐고, 2차 면접 후 채용 예정자는 110명이었다.
?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