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옥 대전시교육청 교육국장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가 정보화 혁명이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우리 삶의 조건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정보화 혁명은 휴대폰과 노트북으로을 들고 지구의 구석구석을 누비는 21세기 유목민 노마드(nomade)를 탄생시켰다.

정보화 혁명의 조어 중 모바일(mobile)이란 용어가 있다. 모바일은 본래 '움직일 수 있는'이라는 뜻으로, 휴대폰이나 휴대용 개인정보단말기 등과 같이 이동성을 가진 것들을 가리킨다.

모바일의 이동성은 급속히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정보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모바일 서비스 산업은 타인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며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우리 교육계에서 공교육 내실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e-learning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은 모바일 서비스 시대의 시의성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이동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전자매체를 통한 e-learning은 교육의 시공간을 확대해 줄 뿐 아니라, 학생의 학습 선택을 보다 폭넓게 보장해 줄 수 있다.

또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교수·학습 시스템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다.

특히 인터넷망을 통한 EBS 학습 내용의 제공은 그간 TV 방송의 시공간적 제약의 해소 및 e-learning 시대 도래에 따른 청소년의 새로운 학습 습관을 형성해 줄 수 있다.

무엇보다 EBS 수능강의와 대입수능시험 출제의 연계는 그동안 학부모들의 가계를 주름잡게 했던 사교육비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국가망의 다운로드로 전용서버가 설치된다 하더라도 인터넷 강의 전송분량의 과다함으로 인터넷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기술적인 문제로 인하여 학습 내용의 신뢰도가 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학교는 물론 학생 개개인이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인터넷 회선용량 확충을 위해 정부의 관심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하고, EBS는 학생들의 능력을 고려한 다양한 수준별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얼마나 많은 교육정책이 쉴 새 없이 변화하며, 교육 본질에 대한 접근 방법을 이동시켰던가.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그 본질을 지키기 위해 빛도 없이 외로운 길을 가는 선생님들의 헌신이 언제나 변화의 중심에 버티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대한 성공 여부도 선생님들의 숭고한 제자 사랑이 중요한 버팀목이 되리라 생각한다.

모빌(mobile) 조각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조형물의 움직임과 움직이는 조형물간의 조화로움이다. 다양한 조형물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서 모바일 시대의 진정한 미덕을 생각해 본다.

바둑판에는 포석의 기본이 되는 아홉 개의 화점(花點)이 있다. 특히 화점의 네 귀(隅)는 선점 여부에 따라 바둑의 승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모바일 시대의 e-learning 활성화 방안에서 소외받는 청소년을 배려하는 교육정책이 교육마당의 화점으로서 소중한 한 귀를 차지할 때 우리 교육은 바람직한 균형을 이룰 것이며, 교육 내실화의 진정한 결실이 맺어지리라 생각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