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성공 불구 비싼 수입품 선호

지역 중소기업 우수기술이 관공서의 외면으로 사장될 판이다.

대전·충남 중소기업들에 따르면,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의 국산화에 성공, 발명특허까지 받고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제품으로 선정됐지만, 관공서들의 외면으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산의 모 잉크 제조업체의 경우 일본에서 수입하던 디지털 윤전등사기 잉크의 국산화에 성공, 관공서나 학교 등에 공급하려 했지만, 구매금액이 연간 1000만원 미만에 그치다 보니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어 기술개발에 들인 자금마저 회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회사 J모(여) 사장은 "국산화를 통한 수입대체 효과로 45%나 가격이 저렴한데도 대전·충남지역 교육청 및 학교, 군부대, 소방서, 경찰서, 공단 등이 여전히 일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단위가 작다 보니 관공서들이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모두 합하면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천안의 한 조명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회사가 개발한 형광등용 고효율 반사갓은 산자부 신기술(NT) 인증을 받은 발명특허 기술임에도 관공서와 학교 등에서의 높은 수입품 의존도 때문에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효율 반사갓은 일반 램프 2∼3개와 동일한 조도를 유지시켜 조도 개선은 물론 전력 사용량 감소로 인한 에너지 절약에도 효과가 높은 제품으로, 특히 이 회사 제품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수입품에 비해 반사율이 5%가량이나 높고 수명도 높은데도 점유율이 30∼40%에 그치고 있다.

이 회사 K모 사장은 "꾸준한 기술개발로 반사율 3% 미만의 세계 최정상의 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관공서의 수입품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게 사실"이라며 "반사갓만 해도 연간 500억원가량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기청 대전·충남지방사무소 관계자는 "수입대체 효과를 낼 수 있는 국내 우수제품에 관공서들이 먼저 높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 주면 경기회복과 예산절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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