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관 대전지구 JC 회장

탄핵바람에 이어 주말 광화문 시청 앞에는 3만 5000명에 육박하는 촛불집회로 봄을 맞는 상춘객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라는 삼학사 김상헌의 시조 한 수를 떠올리니 바로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모습이 그러한 것 같다.

나라 걱정, 정치 걱정을 안하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 국민의 저력을 또 한번 실감하게 된다. 대의(大義)로 보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한민족의 사랑 방식이지만, 어느 한쪽 줄에 꼭 서야 하지 않을까 하는 피해의식도 만만치 않다.

보다 더 큰 우려는 소수의 주관적인 생각을 검증하지 않고 바로 객관화시키는 일이다. 그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이 입게 되는 상처는 일파만파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의사결정(意思決定)을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하나 우리 정치인들의 발등은 불 끌 여유가 없다.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본다면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은 의석 수를 앞세워 현실 상황 및 국민생활 안정은 뒷전으로 하고 있음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국가나 사회나 어느 조직체건 유기적인 구조체요, 하나의 커다란 시스템(System)이다. 시스템은 구조상 반드시 실행 결과에 대한 피드백(Feed-Beak) 절차를 밟아야 한다.

주어진 결과에 대하여 분석하고 문제점을 수정하고 환류·반복하면서 고객에 대한-이런 경우는 국민-만족도 및 성취수행 결과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런 절차가 순조로이 이행되는 시스템은 설사 문제가 일어난다 해도 극복할 지혜와 역량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조직이라면 작은 문제에도 경직된 상태로 고착되어 조직 자체가 붕괴될 수밖에 없는 처참한 결과를 빚는다.

그러기에 의사결정의 최고 단계로 올라갈수록 소수의 주관적 결정보다는 다수의 의견이 결집된 것을 객관화하여 시행하고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하여 다음 단계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조직은 항상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그 조직에 속한 상·하위 구성원들도 변화를 희망으로 받아들이며 맡은 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다. 원만하지 못한 탄핵소추나 산적되어 있는 국정 문제, 편가르기, 반대를 위한 반대 시위 등은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라는 조직체가 의사결정 단계를 무시한 처사가 낳은 혼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은 힘을 모을 때라 입을 모아 말한다. 말만 무성하고 묵묵한 실천이 없다면 '나만 옳고 다른 이들은 그르다'는 식의 흑백논리에 빠져 버릴 수 있다. 여·야 정치인 모두 나라를 위한 중지가 국민에게 초점이 맞춰진다면 해법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내가 하고 있는 현재의 일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냉철하게 자문해 볼 일이다. 다수에게 객관적이고 정당한가 다시금 되돌아 볼 일이다.

또 총선이라는 거대한 보물섬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 노예로 전락한 가엾은 국민은 이제 한번쯤 반란을 시도해도 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