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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오롯이 서예의 길을 걸으며 묵묵히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현강 박홍준 개인전이 오는 15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제4전시실에서 열린다.

서예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좋은 글들을 귀감삼아 살아오면서 40여 년을 성찰한 현강 선생은 이번 전시에서 한글과 한문이 조화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에는 좋은 경구에 한글로 해석을 가해 적어 놓거나 자신의 소의를 달아 놓는다. 이는 보는이로 하여금 서예 본연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도록 한다.

현강 선생은 단순한 손끝의 재주가 아닌 장식적인 점을 제거한 서예 본연을 생각하면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무엇이 잘 쓰는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현강 선생은 “글을 쓴다는 것 자체는 오랜 성인들의 글과 경구의 권위에 반하는 것이 아닌 화답과 스스로의 대화를 이끌어 내어 자신의 삶의 철학을 형성해 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는 늘 힘이 넘친다.

고구려 광개토대왕비를 재해석한 그의 글씨는 고구려인의 활달하고 강직한 기상이 느껴진다. 필획 사이로 배어 나오는 기운과 서체와 서체 간의 공간 운용으로 일어나는 긴장감은 다부지며, 구조적인 힘을 갖게 한다.

시원스런 표현으로 인해 다소 느껴질 수도 있는 거칠음은 투박함보다는 곱게 다져진 섬세함마저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의 조형미로 다가온다.

‘유와 무’, ‘정과 동’, ‘강과 약’의 어느 곳에도 치우침 없이 어우러져 일어나는 순간적인 중용의 경지이다.

스스로의 영역을 확고히 하기보다 스스로 경계를 없애면서 선의 확장을 통해 다양함을 안고 가는 선생의 철학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묵향의 진한 기운으로 자신의 삶을 청정하게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새기는 그만의 저력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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