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 앙코르왓 등도 文化외교
百濟유적 UNESCO 등재 위해선
수많은 전략과 콘텐츠 개발 절실

그리스의 대표적 상징인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은 29년째 복원공사가 진행 중이다. 1852t이나 되는 신전 대리석을 모두 분리해 이것들을 지탱해 온 철사를 녹슬지 않는 티타늄으로 교체하고, 조각품들을 제자리로 복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의 파르테논 보수비의 상당액은 유네스코(UNESCO)가 지불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이렇게 지원을 하는 것은 파르테논 신전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기 때문.

1960년대 이집트는 아스완댐(Aswan High Dam)을 건설하게 되는 데 이집트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람세스 2세 파라오가 남긴 너무도 유명한 아부심벨(Abu Simbel)과 팔래신전(Philae)이 수몰위기에 빠지게 된다.

세계여론이 들끓었지만 이집트는 공사를 강행했고 할 수 없이 유네스코가 주도하여 아부심벨 신전을 65m 들어 올려 복원하는 대역사를 벌였다.

결국 4년의 세월과 4200만 불(약 500억 원)을 들여 아부심벨은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이 역시 그것이 이집트의 문화유산만이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을 전 세계가 공유했기 때문인데 바로 이를 계기로 유네스코문화유산 등재라는 제도가 탄생된 것이다.

이처럼 세계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s)를 인정받아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유산은 모두 911건이고 한국은 9건에 불과한 형편이다. 경주와 안동 하회마을 그리고 조선왕릉 등이 그것이고 북한도 고구려 벽화 등이 등재됐는데 백제문화권은 안타깝게도 전무 상태다. 오히려 일본이 백제문화를 모태로 한 日本의 아스카(飛鳥)문화를 내년에 유네스코 등재를 목표로 활발한 운동을 몇 년 째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다행히 2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우선 추진대상으로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와 익산 역사유적지구를 선정했다. 1차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2~3년 후 유네스코 본선을 통과하게 되면 공주·부여 등 백제권의 관광을 비롯 경제적 이익 창출이 크고, 국민들에게는 문화적 긍지를 높이며, 세계인에게는 '백제'가 한국만이 아니라 그리스나 이집트 문화유적처럼 세계문화유산임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 실로 돈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가치다.

그러나 이것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작업은 아니다. 조선왕릉을 통과시키는데 유네스코 회의에서 단 15분이 걸렸지만 준비하고 홍보하는 데는 4~5년이 걸렸고 세계자연유산에 오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6년여의 시간과 싸움을 했다. 일본은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아스카문화 등재를 위해 수년간 각국의 관계자들을 일본으로 불러들여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하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왓이나 베트남의 후에성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데도 그만한 '문화외교'가 있었고 전략이 있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에서 열세인 우리는 그것을 상쇄할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그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아무리 뛰어난 보석도 갈고 다듬지 않으면 돌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를 향한 등정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문화가 경쟁력이고 그 중심에 우리 '백제'가 자리 잡고 있기에 충청인 모두 적극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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