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총장, 혁신위 전격수용 … 사태 새국면

잇단 학생 자살사건으로 개교이래 최대 위기에 내몰리고 있던 KAIST 상황이 13일 하룻동안 반전을 거듭하며 긴박한 시간이 전개됐다.

이날 오후 1시 교수협의회(이하 교협)은 전날부터 KAIST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된 온란이 투표 결과 학교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는 혁신비상위원회(이하 혁신위) 구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서남표 총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협은 서 총장이 혁신위 구성을 거부할 경우 교협 총회를 통해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후속조치에 들어갈 방침까지 마련, 서 총장의 결단을 요구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번 투표에는 KAIST 교수 580명 가운데 355명이 참가, 찬성 301표를 얻어냈다.

혁신위 구성과 함께 서 총장 사퇴론이 정식으로 거론되면서 KAIST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학교측이 전날 그동안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개혁정책에 대한 개선안을 내놨다가 이를 5시간 만에 전면 백지화하면서 학생과 교수들의 반발감이 더욱 고조된 상황이어서, 교협 요구사항과 서 총장의 정면 충돌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KAIST 교정에는 이날 저녁 예정된 학부·대학원 총학생회 비상총회 개최를 알리는 홍보 인력이 늘면서 학생들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후 4시 전날 학사제도 개선안 오류 해명 기자회견에 돌연 나타난 서 총장이 혁신위 구성 요구안 수용을 전격 발표하면서 위험수위에 달하던 KAIST 사태가 급반전됐다.

14일 정오까지 시한인 혁신위 구성 여부를 교협 성명서 발표 3시간 만에 총장이 직접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날 서 총장은 기자회견 직전까지 교협 주요 구성원과 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협의점을 이끌어냈다.

이와 관련해 경종민 교협 회장은 “서 총장이 지난 5년동안 학교를 이끌어오면서 잘한 것이 많음에도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것은 계속 발전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아픔이 있더라도 같이 걸머지고 나아가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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