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초대석]취임 한달 배재대학교 김영호 총장

▲ 김영호 배재대 총장. 배재대 제공

“학생 중심의 내실교육으로 중부권 최고 사립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든든한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달 8일 배재대 제6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영호 총장(59)은 그동안 거둔 외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 대내외적인 교육환경 변화속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갈 수 있는 ‘자율 생태대학’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취임 첫 해인 올해를 이른바 ‘스마트 행정’의 원년으로 학생들이 미래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수는 연구와 지도를, 직원은 투명한 행정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영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총장 취임 후 한달 소감은.

“먼저 126년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지닌 배재학당이 경영하는 고등교육기관인 배재대를 경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많은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또 어려운 시기에 대학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무겁다. ‘보스’보다는 ‘리더’가 되고 싶다. 보스는 자신을 위해 조직의 희생을 강요하지만, 리더는 자신을 희생해 조직을 살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진정한 리더가 되어 배재대가 재도약할 수 있는 초석이 되고 싶다.”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을 소개한다면.

“향후 5년 간 국내 대학은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크게 3가지 정책방향을 설정했다. 첫째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녹아 있는 배재의 가치를 극대화해 배재인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나가겠다. 둘째는 학령인구의 대폭적인 감소가 예상되는 외부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탄력적이고 유연한 경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대학의 체질을 개편하고 강화하는데 힘쓰겠다. 셋째는 차별화된 ‘스마트(SMART) 발전 전략’ 실천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구성원들에게 미래 100년 지속성장 대학을 위한 '스마트 배재(SMART PAI CHAI)를 아젠다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품격 있는 자율 생태대학으로서 100년 지속가능한 대학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이 바로 '스마트(SMART) 배재'이다. 자율 생태대학은 인터넷 생태환경에서 소셜생태 환경으로 진화하는 스마트 시대에 적극 부응하고,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을 갖추는 미래지향적인 대학 모습이다. 자율 생태대학의 경영철학은 바로 '유연한 사고'와 '탄력적인 조직체제'이다. 이 철학은 근성 있는 학생, 역동적인 직원, 존경받는 교수, 협력하는 재단이 서로 소통과 화합을 할 수 있게 하고, 품격 있는 대학으로 만드는 바탕이 될 것이다. 스마트 발전전략의 요점은 자율 생태대학의 모습을 갖춰 생존경쟁 체제에서도 대학의 공공성을 잃지 않고, 사회 가치를 창출하는 지성인의 자존심을 지키고, 사회적 책무를 중시하는 생활력 있는 민주시민을 키우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 전략은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는 스피드(Speed) 전략과 대학의 설립 사명인 배양영재를 구현해 사회에 기여하는 미션(Mission), 자율적인 생태환경을 조성해 경쟁력을 키우는 액티브(Active), 변화와 재창조로 명품대학을 추구하는 리번(Reborn), 구성원간의 소통과 참여로 상생을 추구하는 투게더(Together)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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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선거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21세기형 학제개편’을 언급했다.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지난 2007년 하버드대 졸업식에 이어 2008년 다보스 포럼에서 빌 게이츠는 승자독식의 자본주의를 보완해 나가자는 의미로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를 주창했다. 또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지난해 발표한 저서 '공감의 시대'를 통해 ‘경쟁의 문명에서 공감의 문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스마트 시대로 대변되는 21세기의 키워드는 바로 '나눔과 공감'이다. 이는 대학 입장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지금과 같은 백화점식 학제나 교육과정으로는 새롭게 요구되는 가치나 사회적 질서에 부응하는 인재를 배출하는데 한계가 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접근하는데 문제가 있다. 산업이 아닌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과 정신으로 문화를 접근할 때 새로운 패러다임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대학의 사명과 직결된다. 21세기형 학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접근방식이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학제개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대에 대처하고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로 학문융합을 통한 새로운 학제와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가 마무리 단계이다.”

-학령인구 감소 등 대내외적인 교육환경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은.

“대학 본연의 교육에 충실함으로써 차별화된 21세기형 인재를 양성하는 명품대학으로 발돋움한다면, 수험생 감소에 따른 부담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 이와 함께 대학발전의 필수요소인 재원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대학이 갖고 있는 교육자원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수요자 중심의 찾아가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평생교육체계의 다변화로 등록금외 수입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또 산학관련 자산 활용사업을 활성화하고 서비스 분야가 강한 대전지역 경제와 대덕특구에 맞춰 학교기업을 운영하고 연구용역 과제 수주를 전략화 하는 등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 추진할 것이다.”

-장기적인 대학발전 차원에서 타 대학과의 합병 및 대학인수, 수도권 분교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는지.

“분교설립에 대한 고민은 서울·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비수도권 대학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다. 학생모집 등 입시적인 측면에서도 서울 등 수도권과의 거리가 대학선택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많은 대학들이 분교설립이나 대학 간 합병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의 공공성과 지역사회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접근은 좀 더 깊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쟁을 지양하고 대전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매진해 나가는 것이 우선적이다. 우선 지역에서 명품대학으로 발돋움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학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공공재이다.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배재대는 1000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등 글로벌화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이미 우리 배재대 46개국 1200명의 외국인 학생이 유학 온 글로벌화 된 대학이다. 이 같은 여건을 강화하면서 내실을 기할 것이다. 유학생들이 단순히 우리 말과 전공학문을 배워 본국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이들이 한국학 관련 연계학문을 공부하는 시스템으로 ‘지한파’를 육성시켜 한류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양성할 것이다. 유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필요하다면, 외부 기관과 연계해 교육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기존에 있는 다문화센터를 통한 다문화 교육시스템을 활성화시키고 세계 각국의 한인사회와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명실상부한 국제화의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역민과 대학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사회에서 사랑받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이 먼저 지역발전과 지역민을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역 대학이 명품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민의 애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 배재대가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 서울 등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대학의 상황을 헤아려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각박한 생존경쟁 속에서도 공공성과 사회적 책무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우리 대학을 격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대담 = 최인석 편집부국장

정리 =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프로필>

△1952년 서울 출생
△고려대 졸업
△독일 트리어대 대학(사회학 석·박사)
△배재대 사회학과 교수 부임(1991년)
△배재대 기획홍보처장·기획조정처장·사회대학장 역임
△교육인적자원부 대학교육개혁우수대학 평가위원
△대전충남사회연구회 회장
△한독사회학회 회장
△대전시 규제개혁위원
△대전시 여성발전기금관리위원
△대전시 공익사업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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