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향리 생선국수 전문점 ‘대박집’

? ?
?
? ? ?
?

충북 옥천의 향토음식은 생선국수다. 하지만 무지한 식객(食客)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생선으로 국물을 낸 것인지, 면을 낸 것인지 가늠이 어렵다. 이럴 때는 '백문(百聞)이 불여일미(不如一味)'다. 정지용 생가 인근의 '대박집'을 찾은 연유가 무지를 채우기 위함이다.

생선국수를 주문하니 배추김치, 열무김치, 고추장아찌와 콩나물 무침이 나온다. "반찬이 이것 밖에 없느냐"는 물음에 종업원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국수만 먹어도 충분할 것"이라고 답한다.

냉면이 어울릴 스테인리스 그릇에 새빨간 국물이 담겨왔다. 국수와 씹는 맛을 더할 물만두, 부서진 생선살이 하얗게 자리 잡고 있다. 파와 미나리가 초록빛 구색을 갖췄다. 생선국수에서 면은 조연이나 국물 맛을 극대화하기위해 안성맞춤인 재료다.

진한 국물 특유의 점도가 숟가락으로 느껴진다. 국물이 마치 매운탕처럼 시원한 맛을 자아낸다. 이제야 종업원의 자신만만했던 미소가 이해된다. 5000원 값어치 이상을 하는 진국이다. 입에서 당기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아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동료도 들이붓듯이 국물을 입에 넣고 있다. 감칠맛은 소주를 부른다. 소주, 또는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진국을 내는 방법은 간단하나 쇠심줄 같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육수는 신선한 민물고기를 넣고 12시간가량 푹 고는 게 시작이자 끝이다. 한나절은 생선의 단단한 뼈까지 녹일 만큼 길다. 여린 생선살은 부서져 더욱 여려지고 뼈는 국물 속으로 녹아들어 점도를 높인다. 이 인내심을 위해 주방 한 켠에 500인분을 끓여낼 수 있는 대형 솥이 준비돼있다. 재료인 민물고기는 붕어, 잉어 등의 커다란 어종으로 가깝게는 대청호, 멀게는 안동댐에서 공수한다. 민물고기는 특유의 흙냄새 때문에 신선함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렇게 육수를 만들어지면 고춧가루, 마늘, 미나리 등의 고명이 맛을 더한다.

이 집의 또 다른 메뉴는 '생선국밥'과 '치즈뱅뱅'이다. 생선국밥은 국수대신 밥을 말아먹는 것으로 어죽과 다르다. 어죽은 강의 하류의 작은 어종을 통째로 넣고 끓이는 식이다. 국밥은 엄연히 큰 어종으로 육수를 따로 뽑기 때문에 진하고 깊은 맛이 어죽과 확연히 다르다. 도리뱅뱅이는 손가락만 한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빙 두르고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요리다. 도리뱅뱅이가 주객(酒客)에게 인기 있는 안주라면 치즈뱅뱅은 치즈를 얹어 아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이 음식은 '제11회 충청북도 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인기메뉴로 자리 잡았다. 예약문의는 043-733-5788로 주소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죽향리 214이다. 옥천=이형규 기자 knife4026@cctoday.co.kr

황의택 기자 missman@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