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 거금의 계약, 카다피의 줄기세포 치료?
재기 불태우는 황우석의 집념, 과연 가능할까
중동사막에까지 나타난 그의 모습이 안타까운 것은…

리비아를 내전상황으로 몰아가며 반군에 대한 무자비한 보복공격을 하고 있는 카다피는 올해 70세. 이제 그의 나이도 죽음을 생각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더욱 중국의 진시황처럼 자신의 통치와 업적에 집착하는 독재자에게는 오래 살아야 할 욕망에 불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진시황은 우리나라까지 사람을 보내 불노(不老) 불사초(不死草)를 구하려고 안간힘을 썼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카다피도 우리나라에서 그 영약을 구하려고 했을까?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주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알려진 비방은 없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줄기세포'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전 서울대 교수 황우석 박사가 리비아를 탈출하는 피난민 틈에 끼인 사진이 보도됨으로써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황우석 박사는 왜 리비아에 갔다가 이 재난을 당한 것일까? 일부 언론에 거론 됐듯이 카다피가 알 수 없는 난치병에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치료를 받은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의 카다피 건강관리 차원에서 줄기세포 이용을 시도하는 과정에 있는 것은 아닐까.

황 박사는 리비아 정부와 약 9850만 유로(1530억 원) 규모의 대형 연구계약을 체결키로 하고 착수금으로 9억 원을 받은 상태에서 이번 재앙이 터졌다. 리비아의 계약당사자인 '다나 바이오 사이언스 앤 메디컬 서비스' 설립자는 카다피의 넷째 아들이며 국가안전보보좌관 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지고 있는 무아타심.

따라서 그가 아버지를 위해 황우석 박사와 줄기세포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되어 그 연구결과까지 그의 소망대로 된다면 1500억 원이라는 거금은 물론 2005년~2006년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조작결론을 내려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불명예를 입은 '황우석'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 될 것이다.

과연 그는 그렇게 재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를 나아준 충청남도 부여, 그리고 소년기를 보낸 대전, 무엇보다 그를 키워준 조국 대한민국이 있는데 그것을 뒤로 하고 지구 이곳저곳을 유랑하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 물론 그는 용인에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이끌고 있지만 연구와 사업을 위해 주로 외국의 여러곳을 노크하고 다니는 것 같다.

태국, 미국, 중국, 호주, 그리고 유럽과 이번에는 리비아…. 둥지를 틀지 못하는 새처럼 지구 곳곳을 헤매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2년 전에는 인간복제 배반포 기술로 유럽에서 특허를 내는 데 성공했고 유럽에서 이 기술을 쓰려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성과도 올렸다.

유사한 내용을 호주에서도 신청을 했으나 호주 특허청이 불허하여 법적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개 두 마리를 복제했는데 '오드아이(Odd eye)'라는 독특한 형질을 가진 것으로 양쪽 눈 색깔이 각각 달라 화제가 됐다. 그리고 이번에는 리비아와 거액의 연구프로젝트를 성사할 단계에 왔다.

그는 아직도 문제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1번 줄기세포가 체세포 복제로 만들어진 인간배아 줄기세포가 맞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보여 주겠다는 그의 집념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재기가 외국 땅에서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그것이 인류의 난치병 치료에(생명윤리의 범위 내에서) 성공하고 나아가 IT시대를 뒤이어 우리가 먹고 살 미래의 바이오 시대에 문을 연다면 그에게 돌을 던지기에 바빴던 우리는 어떻게 이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중동 사막에까지 나타난 '황우석'…. 과연 사막의 모래바람을 뚫고 '패자부활전'에서 그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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