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6·25 전쟁 이후에 가장 큰 참상으로 기록될 천안함 772함의 104명 승조원 가운데 46명이 산화한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그 분들은 지금 보훈의 성지이고 민족의 성역인 우리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해 계신다. 거의 매일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몇 번씩 둘러보고 많은 유족들을 뵈면서 그 분들이 남겨 놓으신 교훈을 우리 모두가 가슴 깊이 새길 필요성이 있다.

자유와 평화의 소중한 가치

필자가 항상 즐겨 사용하는 격언 가운데 하나가 “세상에 공짜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모두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시 하게 생각하겠지만, 이 역시 결코 공짜가 아니란 점을 천안함 46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일깨워 주었다. 더 나아가 우리 모두는 천안함 46용사분들이 북한의 무력 도발을 방지하기 위한 작전 중 천하보다 귀한 목숨을 기꺼이 바친 실천적 나라사랑을 숭고한 보훈정신으로 이어 받아 우리 조국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 근본, 기본, 초석, 중심으로 다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과의 대치 상황에 대한 분명한 인식

우리 역사상 가장 비극적 사건으로 동족상잔의 6·25 전쟁 발발한지 60여 년이 지나다 보니 전쟁의 참상과 민족적 아픔을 단순히 역사적 사실 정도로 치부해 조금은 둔감했던 것이 부인 못할 사실이다. 엄밀한 사실은 6·25 전쟁은 공식적인 평화조약에 의한 종전이 아니라, 아직도 휴전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무력 도발이 재개될 수 있다. 그러한 사실을 천안함 46용사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통해서 우리 모두에게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자세

세계적으로 현재의 국제질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형성돼 미국과 구 소련의 양대 세력의 냉전체제로 유지돼 오다가 20여 년 전에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세계는 평화가 유지될 것으로 보였지만 각종 국지전 발생과 테러의 준동으로 더욱 더 복잡다기한 양상으로 철저한 자국 중심의 이해관계로 재편되고 있다. 이번 천안함 46용사가 희생된 우리의 아픔에 대해 일점일획의 의혹이 없이 철저히 공개적이고 객관적이고 과학적 검증을 거쳐 도달한 결론에 대해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은 침묵 내지는 부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치열한 국제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숭고한 보훈정신에 기반을 둔 정신력 무장으로 국력 증강의 필요성을 환기시켜 주었다.

진정한 나라사랑으로 공정사회 기준 제시

천안함 46용사들은 국가의 부름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지극히 보통사람들의 모습이었다. 흔히 말하는 ‘빽’을 쓰지 않고서 가장 기본적인 국가적 의무를 수행하는데 앞장섰다. 또한 천안함 46용사 유족들 역시 우리 사회의 평범한 시민들을 대표하고 있다. 바로 천안함 46용사와 가족들은 나라와 사회의 공동체의 선을 고양시키는 데 앞장서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공정한 사회의 표본이고 기준을 제시해 주고 있다.

국민통합의 방향

아직도 우리나라는 하나의 언어, 풍습, 역사에 단일 민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여러 갈등적 요소 가운데 고질적인 지역감정이 잔존해 있다. 천안함 46용사들의 고향과 출신 지역은 대전, 부여, 공주 등을 포함해 서울, 인천, 평택, 동해, 창원, 부산, 순천, 제주까지 전국을 망라해 골고루 분포돼 있다. 독립유공자와 전몰·전상군경들이 국가를 위한 일에 같이 합심해 주었던 모습처럼 천안함 46용사들도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굳건한 방위를 위해 헌신한 모습은 지역만이 아니라 계층과 이념적 갈등을 넘어 국가를 위한 국론 통합에 앞장서라는 준엄한 교훈을 우리 모두가 새겨 통일 조국 달성과 세계 속의 선진국 달성을 향해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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