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속으로]희망칼국수 박노진 대표

▲ 박노진 ‘희망칼국수’ 대표는 “단순히 음식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칼국수를 팔아 불우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할 계획”이라며 “사회적기업으로서 고객에게는 만족을, 주주에게는 기쁨을, 지역에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서 엉뚱한 사람들이 모여 이상한 기업을 만들었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돈을 버는 목적이 불우한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함이라니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다. 사전적 의미로 ‘기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생산경제의 단위체다. 그러나 시민들의 자본으로 탄생한 ‘㈜아름다운동행’의 기업 모토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밝은 미래를 약속한다는 것이다. 최근 ㈜아름다운동행은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첫 사업으로 칼국수 집을 열었다. ㈜아름다운동행은 ‘희망칼국수’라는 간판을 내걸고 첫 사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음식업으로 잔뼈가 굵은 박노진 사장에게 ‘희망칼국수’ 대표직을 맡겼다.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희망칼국수’가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지 박노진 대표에게 ‘희망칼국수’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음식점 하나 생겼을 뿐인데 최근 ‘희망칼국수’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칼국수를 파는 곳은 맞나.

“칼국수를 파는 음식점이 맞다. 그러나 희망칼국수는 단순히 음식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칼국수를 팔아 불우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음식점이다. 이 때문에 희망칼국수에서 생기는 수익금 전액은 지역사회와 공익활동에 환원하게 된다. 희망칼국수는 지역사회에 대한 삶의 질 향상과 시민들의 복지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모두가 함께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행복한 천안을 만들어보자는 의지로 천안 시민들에게 자본을 출자해 만들어진 칼국수 전문점이기 때문에 누구 한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천안 시민 모두의 가게라고 보는 것이 옳다.”

-희망칼국수가 시민의 자본을 모아서 설립한 가게라는 말인가.

“시민의 자본을 모아서 설립된 기업은 ‘㈜아름다운동행’이고 ㈜아름다운동행에서 첫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희망칼국수’다. 희망칼국수를 열게 된 배경은 지난해 11월 충남사회적기업포럼이 수익을 환원해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칼국수집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이 아이디어는 ‘행복담은 칼국수로 지역을 건강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탄생시켰고, 희망칼국수 오픈에 앞서 1월 21일 본사격인 ㈜아름다운동행 설립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후 시민주주를 모집했고 7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총 1억 원의 자본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희망칼국수를 오픈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주주 참여를 원하는 시민들이 늘어가고 있고 주주가 아니더라도 칼국수 한그릇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에게 자본금을 출자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텐데 단시간에 1억 원이라는 큰 돈을 마련했다니 놀랍기만하다.

“처음에는 이정도로 호응이 좋을지 예상하지 못했다. ㈜아름다운동행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이 아무리 작은 가게를 차리더라도 자본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빨라야 6개월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 가까운 지인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주주청약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민공모주추진위원이 총 10명이니 일단 추진위원 한사람, 한사람이 몇명씩만 참여시켜보자고 했는데 공통적으로 설명을 들은 지인들이 적극적인 호응은 물론, 또다른 사람들에게 시민공모주를 추천하게되면서 탄력을 받게됐다. 시민 뿐 아니라 모임이나 회사에서도 주주참여를 원하는가하면 심지어는 자녀의 이름으로 선뜻 주주 참여를 희망하는 등 폭발적인 호응 속에 불과 2주만에 목표금액을 초과하게 됐다. 정말 깜짝 놀랄만큼 나눔과 봉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시민들의 자본으로 설립된 가게이니 당연히 시민들과의 약속을 잘 지켜야할텐데 수익금은 어떻게 사회에 환원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희망칼국수에서 남긴 수익금의 10%는 주주배당금이지만 이마저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전제로 시민공모주를 모았다. 나머지 수익금 중 40%는 재투자할 계획에 있다. 그리고 40%는 무조건 지역사회와 공익활동에 환원되게 된다. 또 나머지 10%는 희망칼국수를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고생하는 직원들의 인센티브로 지급할 계획이다. 수익금 환원에 있어서도 ㈜아름다운동행이 일방적으로 환원할 곳을 선정하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꼭 필요한 이웃들에게 돌아가도록 할 것이며 대상은 노인이나 여성, 장애인, 불우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나 소외받는 모든 계층이 될 것이다. 또한 희망칼국수 2호점이나 이익없는 빵집, 장애인 택배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더 많은 이웃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재투자함에 있어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익성 있는 사업을 하는 기업에게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동행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수익금을 통해 자립하고 모든 수익금이 어려운 이웃들게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처럼 좋은 일을 하면서도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사회의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아름다운동행은 일반 기업들과 똑같은 시장경쟁의 원리속에서 살아남아 원칙과 기준을 잘 지켜나가면서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때문에 희망칼국수는 다른 음식점과 똑같이 고객들에게 높은 만족과 서비스로 대박 식당이 될 수 있도록 메뉴개발과 품질향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래서 ‘고객에게는 만족을, 주주에게는 기쁨을, 지역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착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칼국수는 아무래도 쌀쌀한 날씨에 찾게되는데 여름에도 칼국수로 승부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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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를 주메뉴로 선택한 것은 부담없이 한 끼 식사를 하고 그것이 지역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 선택된 것이다. 더욱이 음식 장사를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가장 자신있는 분야이기도했다. 또 최근 외식트렌드가 한식과 면 관련 음식으로 나눠지는 것을 보고 승산이 있다고봤다. 그러나 한여름에도 칼국수로 승부를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여름을 겨냥해 콩국수 등 여름 별미를 개발하고 술 안주를 할 수 있는 저녁 메뉴를 추가해 더 많은 손님이 희망칼국수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희망칼국수가 안정적으로 정착을 하면 또다른 사업을 구상할 것이다.”

-끝으로 천안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희망칼국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생겨난 음식점이다. 또한 시민들의 돈으로 만들어진 음식점인만큼 반드시 시민들과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주주로 참여한 시민들도, 칼국수를 먹어주는 시민들도,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시민들도 모두 희망칼국수가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두눈 부릅뜨고 지켜봐주길 바란다.

대담=이의형 편집부국장 겸 정치부장

정리·사진=최진섭 기자 heartsun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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