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떼니 소득은 전무 아쉬워

지역 스포츠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배구 'KT&G V-투어 2004 대전투어'가 지난달 29일 남자부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세미프로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대전이 배구의 프로화를 앞두고 팀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배구대회는 '백구의 제전' 등으로 매년 겨울철에 실업과 대학팀이 참가해 열렸으나 겨울 스포츠 라이벌인 농구가 프로화되면서 인기가 점점 수그러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대한배구협회도 이런 위기 의식을 감지한 듯 올 처음으로 지역 연고제를 도입, 각 지역별 대회를 펼쳐 우승팀을 선정하는 세미프로방식으로 대회를 진행, 프로화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대전은 이번 대회를 위해 5000만원의 대회 유치비를 대한배구협회에 내놓았다. 배구계에서는 내년부터 프로화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올 대회가 열린 도시에 팀의 연고권을 우선 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대전시는 거액을 투자, 대회를 유치했다.

대전은 프로농구가 없어진 뒤 겨울에 프로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사라져 그동안 시민들의 아쉬움이 컸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스포츠 1번지를 꿈꾸는 대전으로서는 적절한 대회 유치였다는 평가다.

이제 올 대회를 바탕으로 프로화가 될 경우 우수한 팀을 지역 연고팀으로 끌어들이는 노력만이 남게 됐다.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열린 대전 대회는 하루 평균 2500∼3000명의 관중이 모여들어 대회기간 총 2만여명이 충무체육관을 찾았다.

겨울 스포츠에 목말랐던 대전시민들은 배구의 묘미에 푹 빠지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대전배구협회와 대회 유치비 이외에 추가로 대회 진행비를 지원해 준 대전시의 용단이 모처럼 지역민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기존 배구대회와 달리 대회를 주관한 대전배구협회는 대한배구협회와 홍보대행사 등 여러 기관과 조율을 거쳐야 돼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 단체 입장객을 제외한 개인 입장객에 대한 수익금 중 경기장 사용료 등 모든 비용을 제외한 수익금의 절반만 이익으로 챙길 수밖에 없어 사실상 노력한 공에 비해 소득은 전무한 상태여서 아쉬움이 크다.

대전배구협회 이규만 회장은 "대전시의 지원이 없었다면 대회 유치가 사실상 힘들었던 만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프로화가 확정되면 대전시와 체육회 등 여러 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좋은 팀을 대전으로 끌어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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