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국빈만찬에서 '反美' 음악
아무소리 못하고 박수친 미국
오늘 中國일으킨 동력은 文化와 교육

30여년 전만해도 유럽관광지의 특급호텔에서는 중국단체관광객을 잘 받지 않으려했다. 호텔에서의 매너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텔 시설물을 함부로 다룬다던지 심지어 방에 비치돼 있는 비품과 냉장고의 음료, 과자 같은 것이 잘 없어진다는 것이다.(물론 한국 관광객도 그런 취급을 받은 때도 있었다.)

지금도 중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더욱 그랬다. 북경 변두리만 가도 외국 관광객이 제일 불편했던 것은 비포장 도로와 화장실-남녀구별도 없고 앞을 가리는 문까지 없는 화장실 앞에서 외국인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달러를 몹시 목말라 했었다. 음식점에서 1달러만 팁으로 주면 몹시 황송해 했다. 한국인들이 떼지어 중국을 관광하며 의기양양할 때 돈을 펑펑 쓰는 졸부들이 10불, 20불 함부로 뿌리는 바람에 중국의 팁 문화를 버려 놓기도 했다.

이것이 지난 날 중국의 모습이었다. 그런 중국이 지금은 세계에 우뚝 선 강대국이 되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를 이끄는 'G20'국가가 되었으며 그 공식 데뷔가 몇일 전 있었던 중국 후진타오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이 아닌가.

이 때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그 곡이 '나의 조국'이라는 것이었다. 한국전 때 중국군이 미군을 물리친 것을 찬양하는 반미 노래였는데 특히 노래속에 '늑대'는 미군에 비유한 것.

그래도 미국은 아무소리 못하고 박수를 보내야 했으니 이 하나만으로도 중국의 위상이 어떻게 변했나를 알 수 있는 것이다.

'1달러'를 외치던 그들이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달러를 보유하게 됐고 중국의 5세대 스텔스전투기 '젠-20'(殲)이 시험비행에 성공함으로써 군사력에 있어서도 미국을 위협하게 되었다. 예상대로 중국 동남연안에 2018년부터 '젠-20'전투기 500대가 실전 배치되면 오끼나와, 필리핀, 일본, 한국 등 중국을 에워싸고 있는 미군은 가공할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중국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일찍이 나폴레옹은 중국을 사자에 비유하며 '잠자는 사자를 깨우지 말라'고 충고했었다. 잠에서 깨어난 사자는 배가 고파 난폭하다는 뜻이다. 나폴레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달 중국 수도 베이징의 천안문(天安門)광장에 높이 9.5m의 거대한 공자(孔子) 동상이 세워졌다. 공자의 동상은 같은 천안문 광장에 마주한 마우쩌뚱(毛澤東)의 초상화보다 크고 위엄이 있다. 필자는 오늘 중국이 이렇게 우뚝 솟은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공자로 대표되는 중국의 문화가 장구한 세월 끝에 결실을 맺은 것이라 생각한다. 종이를 만들고 화약을 발명하며 도자기와 문자를 보급하는 등.

즉, 마우쩌뚱의 공산혁명이 아니라 공자로 상징되는 중국의 유구한 문화와 교육이 에너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제 그것을 깨닫고 그들의 성장 동력을 이념에서가 아니라 문화에서 찾았으며 그리하여 공자의 동상도 세우고 세계 78개국 300여 곳에 '공자학원' 즉, 공자문화연구원을 세운 것이리라.

그리고 이번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시카고에 있는 '공자학원'을 방문한 것도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잠자는 사자' 중국을 깨운 것은 공자라고…. 역시 문화가 그 국가발전의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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