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이 결승행 열차를 타진 못했지만 시티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우승보다 값졌다."

우승만이 살 길이라는 정신력으로 불타는 투혼을 발휘하며 전진해 온 대전 시티즌이 12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FA컵 4강전에서 그 걸음을 멈춰야했다.

그러나 이번 FA컵 대회를 통해 대전 시티즌을 살리기 위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흘러나온 매각설에 올해는 계룡건설의 자금지원 중단 발표까지 겹쳐 팀 창단 후 최악의 상황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대전 시티즌은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지난 3일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벌어진 한국철도와의 16강전에서는 팀내에서 이미 노장대열에 오른 공오균이 팀 창단 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을 8강에 올려 놓았다.

'위기 때면 하나가 된다'고 했던가.

울산 현대와 맞붙은 8강전에서도 대전시티즌은 지칠 줄 모르는 투혼으로 모두가 점쳤던 울산 현대의 승리를 과감히 뒤집었다.

8강전에서는 팀의 간판 선수인 김은중, 이관우 등이 무서운 기세로 울산의 수비벽을 단숨에 무너뜨리고 상대 진영의 골문을 3차례나 흔들며 3-1로 4강에 안착했다.

비록 12일 벌어진 수원 삼성과의 4강전에서 안따깝게 무릎을 꿇어야 했지만 선수단과 프런트, 서포터스까지 모두 하나가 돼 보여준 단결력은 대전 시티즌을 꼭 살려야 한다는 명확한 답을 보여 줬다.

선수들은 심각한 부상 속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경기에 임했으며, 서포터스들은 경기가 있는 모든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또 멀리서 경기를 지켜본 대전시민들도 경기의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대전 시티즌의 우승을 간절히 기원하는 모습에서 대전 시티즌의 회생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들과 끝까지 선수들을 따라다니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서포터스, 대전의 우승을 간절히 기원했던 대전시민 모두가 이제는 '대전 시티즌 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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