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을 홍성의료원장 vs 이명신 서산의료원장

만성적인 적자와 부채로 사향길에 접어든 충남도 산하 지방공기업을 흑자로 전환시킨 정병을 홍성의료원장과 이명신 서산의료원장.

지난 2001년 8월과 9월 1개월 차이로 홍성·서산의료원장에 부임한 두 사람은 3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해 주목을 받고 있다.?

▲ 정병을 홍성의료원장
두 사람이 부임하기 전에는 홍성·서산의료원의 누적적자와 부채가 각각 수십억 원에 달했다.?

도는 의료원을 민간 의료법인에 위탁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가 하면, 의회 등 외부에서는 도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포기하라고 압력을 행사하는 등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놓여 있었다.

도는 당시 군(軍)에서 의무행정장교로 전·후방 국군병원의 살림을 도맡아 했던 이들을 공모를 통해 기용했다.

예비역 중령 출신(ROTC 3기)인 이 원장은 대령으로 예편한 정 원장(간부 후보생 223기)보다 4년 선배지만 두 사람은 전·후방 각지의 국군병원과 국방부 등에서 함께 한길을 걸어온 동지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것이다.

이처럼 직업군인 출신인 두 사람이 의사를 제쳐 두고 의료기관의 원장이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어느 누구도 만성적자 상태인 의료원을 흑자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회생 불능 상태인 의료원을 회생시키기 위해 고객감동 경영을 목표로 그동안 불합리하거나 미진했던 문제들을 한 가지씩 개선해 나갔다.

공공의료기관의 공익성을 유지하면서 흑자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최소한 자립 기반이라도 구축하기 위해 서울, 대전, 천안 등 대도시로 유출되는 환자 유치에 안간힘을 기울였다.

▲ 이명신 서산의료원장
두 사람이 의료원을 흑자로 전환시킨 가장 큰 요체는 의사, 간호사 등 직원들이 환자를 가족처럼 보살피고 대하도록 친절교육을 집중 실시하고, 직원들의 복지를 향상시킨 데 있다.

홍성의료원 정 원장은 우선 종합병원 규모로 건물을 새로 신축하고 지역민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고객감동 경영을 통해 이미지 제고에 역점을 두었다.

저소득층 환자들의 무료 진료, 관내 학생 무료 검진, 치매환자 주간보호 서비스 사업, 국가유공자 및 군인 진료비 감면, 노인보건대학 운영, 치매요양원 운영, 건강강좌 운영 등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또한 입원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진료비 청구기간을 단축하고 장례식장을 직영화하는 한편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과 협진체결, 첨단 의료장비 도입, 건강검진센터 활성화, 특수 클리닉 개설 등을 통해 경영을 개선했다.

이 결과 홍성의료원의 수익은 2001년 89억원에서 2002년 133억원, 2003년도 202억원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올해에는 27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홍성의료원이 행자부와 복지부로부터 의료경영 대상, 공공보건의료사업 최우수 기관, 지방 공기업 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서산의료원 이 원장도 고객감동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직원들의 무사안일한 근무태도를 바로잡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의료원상 정립에 심혈을 기울였다.

국내 최고 의료진을 영입하고 전국 대학병원과 협진진료체계를 갖추는 한편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서울 유출 환자를 유치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구형장비는 물론 건물의 노후화된 시설을 전면 교체 또는 개·보수하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노사관계를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수준 높은 진료체계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경영실적을 공개함으로써 주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료원 정립에 혼신을 쏟았다.

이 결과 이 원장 부임 당시 15억원에 이르던 적자가 지난해 1억 5000만원의 흑자로 전환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정 원장과 이 원장은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뛰는 선의의 맞수이면서도 고단한 다리를 기댈 수 있는 단짝이다.

군 생활을 통해 전우애로 다져진 두 사람은 주변에서 불가능을 예견할 때 "반드시 성공시키자"고 약속했다.

정 원장은 이 원장에 대해 "사명감을 갖고 서산의료원을 사심 없이 이끌어 갈 인재"라고 소개했다. 이 원장은 "정 원장의 경영 노하우는 강한 추진력과 원만한 대인관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외유내강형인 반면 정 원장은 두꺼운 난관도 헤쳐 나갈 만큼 강한 성품의 소유자다.

두 사람의 온화하고 강한 성품은 극과 극이지만 만성적자 상태인 홍성·서산의료원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낸 원동력이 됐다.

이들의 성공 신화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공공의료기관은 물론 민간의료기관에까지 퍼져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은 의료원이 흑자를 내고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등의 차원을 넘어 전국 제일의 의료기관으로 우뚝 서는 성공 신화를 이룩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

정병을(丁炳乙) 홍성의료원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46년 9월 서울 출생
▲학력 : 부산 부경대학교·건양대학교 석사과정
▲현직 : 홍성의료원장
▲주요경력 : 육군 소위 임관(간부후보 223기), 의무부대 지휘관, 대령 예편, 산재의료원 행정부원장, 공주의료원장
▲포상 : 보국훈장 삼일장

이명신(李明信) 서산의료원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42년 1월 전북 임실 출생
▲학력 : 전북대학교·경남대학원
▲현직 : 서산의료원장
▲주요경력 : 육군 소위 임관(ROTC 3기), 국방부 의무국 인력담당, 중령 예편, 서울 중앙병원 총무부장, ㈜에스오에스쎄븐 병원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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