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주 중국순방을 마치고"중국에 있는 모든 한국인들이 어떤 차별도 없이 권리를 보장받아야한다"며 그러자면"충남도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의 권익보호도 중요하다"고 말한 것은 다문화가정의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지난 해 프랑스는 프랑스에 살고 있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복식으로 여성학대의 상징처럼 된 부르가(burka) 금지로 일년내내 시끄러웠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는 최근 집시족 추방정책으로 세계적인 비난을 사고 있다.

이와 같은 문명의 충돌은 길게 보아 프랑스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독일도 통일 이후 다문화 충돌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터키와 동유럽이민자들을 독일 청년들이 공격하는 등 사태가 심각하다.

호주도 한때'백호주의(白濠主義)'라 하여 황색인종을 거부했었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지하자원의 개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유색인종을 받아들여 노동력을 보충해 왔다. 지금은 오히려 총리가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이 자랑이 될 정도로 다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다문화를 억지로 동화시키지 않고 자국문화와 공존을 통해 통합하는 정책을 통해 성공한 나라에는 캐나다와 영국이 있다. 영국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넓은 식민지를 거느렸던 관계로 인도, 아프리카 등 많은 다민족, 다문화가 유입되었으나 곧'통합적 다문화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캐나다야 말로 가장 모범적인 다문화국가가 됐다.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했을때 불안을 느낀 홍콩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아간 곳이 바로 캐나다였음은 그것을 말해준다. 중국도 형식적으로는 다민족 다문화를 포용하고 있다. 그래서 전국인민대회 때 소수민족의 전통복장을 한 대표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이 점차 퇴보하는 것은 아시아 이면서 그런 다문화포용정책이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외국인 1백만 시대를 맞고 있다. 노동자가 90만명, 결혼 이민자 15만명, 귀화 2만명 등 모두 110만명의 외국인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살고 있다. 그러니까 외국인이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2%를 차지하고 있는 것. 학자들은 외국인 이주민들이 4%를 넘게 되면 사회의 큰 조직력을 갖게 되고 정치세력화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외국인 4% 시대를 맞게 될 때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 특유의 순혈주의(純血主義)에서 탈피하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며 그들을 일방적으로'한국인화'하는 동화정책보다 그들의 문화도 함께 가는'다원주의','통합적 다문화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사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갈등은 일방적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100% 한국인이 되라(同化)는 강요에서 비롯된다.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중국... 그들이 살아온 피와 영혼, 그 모든 문화를 버리고 일시에 한국인이 되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기를 낳은 베트남 며느리에게 한국식으로 미역국을 강요하지 말고 베트남 관습대로 생선을 먹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지난 금요일 대전 KBS와 우송대학, 한국다문화정책연구원이 함께한 다문화가정요리경연대회는 큰 메시지를 우리지역사회에 남겼다. 그것이 곧 다문화의 힘이다.

'너'와'내'가 함께하는 다문화를 만들어야 성숙한 사회가 된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중국방문 후 느낀것도 그런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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