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제빵왕 김탁구'TV 드라마는 종영이 되었는데도 계속 화제다. 최고 58.8%까지 올랐던 시청률, 그러나'제빵왕 김탁구'가 한창 방영될 때 公州지방에서는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거성식품'의 호화로운 저택에서 일하고 있는 가정주부가 하필'공주댁'으로 불리어졌기 때문이다.

남편(전광렬)의 친구 한승재(정성모)와의 불륜을 저지르고 거기에서 난 아들 구마준에 대한 비뚤어진 편애로 온갖 음모를 꾸미는 서인숙(전인화)이 자기집 가정부'공주댁'마저 쫓아내는 장면에서 분노를 느낀 것이다.

그렇게 수모를 당하면서도 성실히 일하던'공주댁'이 마침내 쫓겨나가게 되자 공주지역 시청자들이'쯧쯧'혀를 차면서 왜 하필 가정부역에 충청도 아줌마'공주댁'이냐는 볼멘 소리가 나온 것이다. '제빵왕 김탁구'에서만 아니라 드라마나 심지어 코미디에까지 가정부역, 아파트 경비역 등 성실하고 착한 역은 충청도 사람으로 등장시킨다.

권력자, 재벌, 대기업 CEO등 잘나가는 배역은 거의가 경상도 또는 호남사투리다. 심지어 최근 대권 레이스에 오를 인물에도 충청도 사람은 아직 없다. 2년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6룡(龍)'이니'5룡'이니 하며 구체적인 이름들이 거명된다.

여권에서는 박근혜, 김문수, 김태호, 오세훈, 정운찬, 이재오 등이 뒤를 잇고 있는데 정운찬 전 총리는 세종시 문제로 김태호 전경남지사는 청문회에서 입은 상처로 사실상'용들의 행진'에 끼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야권에서는 정동영, 손학규, 유시민...등등. 재야의 이름있는 변호사도 오르고, 한때 반기문 UN사무총장도 거론됐으나 그 실현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그밖에도 거론되는 사람들은 하늘에 오르기를 기다리는'잠룡(蠶龍)'인 상태. 이들 중에는 용이 되려다 뜻을 못이루는 그래서'이무기'로 전락할 인물도 많을 것이다.

'용'은 때를 잘 만나야 하늘을 오른다. 동양에서의 전설적 용의 존재는 매우 신성시 되었고 '용상(龍床)'은 왕의 자리를 뜻하며'용꿈'은 대권의지를 뜻한다. 그러나 얼음을 다스리는 백룡(白龍), 불을 다스리는 화룡(火龍), 용가운데 유일하게 큰 날개를 가지고 군림하는 계룡(鷄龍), 바람을 다스리는 수룡(水龍), 어둠을 다스리는 흑룡(黑龍)... 그 시대가 어떤 역할의 용을 필요로 하느냐가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것. 얼음을 다스릴까, 바람을 다스릴까...

그 시대를 못 읽으면'잠룡'은 천년을 기다려야하는'이무기'가 될 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무려'9룡'과 대권을 다퉜으나 그 시대를 만들어 간 것은 YS자신이었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자신들이 왕관을 엮어나갔다. 그때에 필요한 용의 역할을 찾으면서. 그것을 이루지 못해 용이 되지 못한 충청도 사람엔 JP(김종필 전총리), 이인제의원 등이 있다. (제1공화국때 천안출신 조병옥박사는 선거중에 운명)

이제 우리도 용을 키워야하고 만들어야한다. 용은 스스로 만들어져야 하지만 주위에서 키워야 한다. 정말 우리 충청도는 인물을 키우지 않는게 큰 흠이다. 잠룡에 머무르지 말고 하늘을 박차고 오르는 용-우리 충청도에도 애정을 갖고 찾으면 가까이에 그런 인물들이 확실히 있을 것이다.

이번 2010세계대백제전을 통해 백제가 시대와 국경을 넘어 화려하게 부활했음은 우리에게 그런 자부심과 꿈을 갖게 했다. 그래서 하늘을 나르는 충청도 용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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