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전자통신硏 구미이전 검토" 발언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6일 구미지역을 방문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구미 이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 대덕연구단지 연구원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이날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구미공단의 경우 R&D 기능이 극히 취약해 자칫 생산기지로 전략할 위험이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전자통신 관련 국책연구소를 구미로 이전해 진정한 산업클러스터로 거듭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해 노 대통령의 긍정적인 답볍을 얻어냈다.

8일 ETRI 노조측은 이와 관련, "80년대 중반 구미에서 반도체 분야를 연구하던 곳과 합병, 현재 대덕밸리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ETRI를 이제 와서 구미로 이전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며 성명서 제출을 검토키로 하고, 대통령 발언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ETRI 노조 관계자는 "구미에는 연구원 이전을 위한 R&D 기반도 취약할 뿐더러 생산기지밖에 없는 곳에 연구원의 분원 건립도 아닌 이전을 논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투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전시측은 대덕 R&D 특구 지정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대덕밸리의 핵심 출연연인 ETRI를 옮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분위기다.

대전시 경제과학국 관계자는 "대덕밸리 R&D 특구 조성을 앞두고 더 많은 연구 시설 유치를 위해 아우성인데 오히려 시설 이전을 논의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덕밸리 일각에선 이번 ETRI 구미 이전 검토가 '총선용 선심성 발언'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한 관계자는 "구미 지역을 방문한 대통령이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을 했을 것으로 해석된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의 정치적 선심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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