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접근 신속한 출금
시간두고 대상 성향파악 인출은 순식간에

#대전지역 모 회사 경리직원으로 일하는 A(27) 씨는 최근 잊지 못할 사건을 경험했다. 오전에도 메신저로 대화를 했던 직장 이사가 퇴근시간이 다돼 메신저를 통해 거래처에 돈을 송금해 달라는 부탁을 한 것.

A 씨는 평소 메신저 사용을 자주 하시는 상사인지라 아무 의심없이 알려준 계좌로 3번에 걸쳐 5000만 원을 송금했다. 송금 후 확인 전화를 걸었던 A 씨는 메신저 피싱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미 계좌 돈은 인출이 끝난 상태였다.

#지난달 대전에 사는 주부 B(33) 씨도 같은 피해를 봤다.

출근한 남편이 절친한 친구가 급한 돈이 필요한 상태니 급히 송금을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B 씨는 남편과 워낙 친한 친구이고, 자신도 아는 처지라 알려준 계좌로 2번에 걸쳐 800만 원을 송금했지만 돈을 결국 메신저 피싱 사기범 손으로 들어갔다.

한동안 뜸하던 메신저 피싱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빈번했던 메신저 피싱 사건은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보안 강화 조치 등으로 피해 건수는 다소 줄어든 편이지만 사기범들의 피싱 시도는 여전하다.

19일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메신저 피싱사고 건수는 총 131건이었으나 올해 최근까지 33건으로 크게 줄어든 편이다.

하지만 피해금액은 여전해 지난해의 경우 131건에 2억 5000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33건에 1억 300만 원으로 건수대비 피해금액은 적지 않은 편이다.

최근 메신저 피싱 사건 역시 피해 상대에게 돈을 요구하는 방법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수법은 더욱 치밀해 졌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친구행세를 하며 무차별적으로 돈을 요구했다면 이제 시간을 두고 범행 대상의 성향과 메신저 도용 아이디 소유자와의 관계 등을 파악한 후 적절한 대화를 구사한다. 또 피해 성공률이 높아진 만큼 범인이 돈을 인출하는 시간도 그만큼 빨라졌다. 그동안 피싱을 당한 피해자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면 30분 내 계좌 지급정지가 이뤄져 인출을 막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2~3분 사이 순식간에 돈을 인출해간 경우도 다수다.

실제 메신저 피싱을 당한 B 씨도 2번에 걸쳐 300만 원과 500만 원을 보냈지만 모두 입금 후 2~3분 사이 인출됐다.

이 때문에 피싱 사고가 의심되는 경우 빠른 시간 내 해당은행이나 경찰에 연락을 취해 계좌 지급정지 요청을 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방법 중 하나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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