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까지 인류가 발명한 것 가운데 가장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영국에서 몇 해전 대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의외로 '수세식 변기'가 가장 위대한 발명으로 뽑혔다. 도시를 빼곡히 메운 아파트 밀집 지대를 볼 때 마다 나는 영국의 대학생들이 인류의 위대한 발명으로 '수세식 변기'를 택한 것에 동의를 하게된다.

저 엄청난 규모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매일 쏟아내는 배설물을 수세식 변기가 없었으면 어떻게 처리할까? 숫제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을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사실 유럽에서도 수세식 변기가 나오기 까지는 그 호화로운 파리의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도 실내에 화장실이 없어 무도회가 열리는 날에는 밖의 정원에 나가 실례를 해야만 했다고 한다.

인류는 그렇게 필요한 시스템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 왔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도 최근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인천국제공항의 그 복잡한 시스템 운영이 세계1위를 인정받고 있는 것도 그런 것이다. 당진군수가 가짜여권을 들고 중국으로 도망가려다 인천공항에서 붙잡혔는데 그런 정교한 가짜 여권은 다른나라 공항 같으면 통과됐을 것이라고 한다.

화물처리, 출입국관리, 기타 서비스 등등 인천공항의 시스템관리는 외국 항공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되어 그것을 가르쳐주고 벌어들이는 수입도 많다.

'필요'는 '발명'을 이룬다는 말이 있고 그래서 인류의 변화가 때로는 실망스럽고 곧 망할 것 같지만 위기에서도 살아남는다는 긍정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은 데 그들은 그 근거로 인간의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을 내세운다.

사실 '훈민정음'즉 우리의 자랑스런 '한글'을 만들어 낸 것도 세종대왕이라는 위대한 임금과 성삼문을 비롯한 집현전 학자들의 '집단지능'이 있었고 역사적 소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말 많던 세종시가 원안대로 결말이 났음에도 아직도 행정의 비능률을 거론하거나 '플러스 알파'는 없다느니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대통령과 총리와 부처가 떨어져 있어도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행정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 어쩌면 이것 역시 세계적인 수범을 보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운영시스템처럼 한국적인 행정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국회가 열리면 각 부처의 공무원 20명 이상이 국회 복도에서 대기해야 하는 데 그러면 세종시 청사는 텅텅빌 것 아니냐, 그런 비효율이 어디 있느냐고 걱정한다. 그러나 이 기회에 그런 폐단도 과감히 없애면 공무원들이 업무를 내팽개치고 국회 복도에 하루종일 쪼그리고 앉아 있어야 하는 관례를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원안 플러스 알파'도 그런 정신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지역의 한 원로는 이 문제에 대해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는 정신으로 해결하자'고 했다. 그것이 바로 수세식화장실을 만들어내고 인천공항 시스템을 개발한 집단지능역할이다.

'집단지능'을 통해 세종시와 서울간 새로운 행정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는 모델이 나오고 그것이 수도권 과밀화해소의 길을 열 것이다. 그런데도 자꾸 어렵다는 소리가 나오면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께서 화내실 것 같다. '내 이름 세종을 걸고 만든 세종시가 아니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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