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째 택시운전… "후회없어"
걸죽한 말솜씨와 털털한 성격으로 대전지역 운전업계에서 '똑순이 왕언니'로 통하는 민경숙(53·대전시 동구 가오동·사진) 대전여성운전자회(이하 여운회) 회장은 자신이 택시 운전기사일 때 가장 행복하다고 자부했다.
평소 건강을 위해 주말에 모범백두산악회 회원들과 산을 오른다는 민 회장은 1978년 30세가 채 안되는 해에 택시운전을 시작했다.
택시운전을 하는 것에 대한 남편의 우려와 자식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자신이 선택한 길에 후회가 없다는 민 회장.
이런 민 회장도 힘겨운 날들이 있었다.
"요즘에는 차 자체가 좋은데다 길도 좋아 타이어가 펑크 나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처음 운전할 때만 해도 타이어에 구멍 나는 일은 다반사고 이곳저곳 차고장이 빈번해 비오는 날 눈물을 머금는 일도 많았다"라며 지난 일을 회상했다.
또 15년째 치매로 고생하는 시어머니 수발을 밤낮으로 하면서 며느리, 엄마로서의 역할은 물론 직장에서까지 1인3역을 훌륭히 해냈다.
민 회장은 "이런 억척스런 엄마를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는 딸 아이에게 고맙다"며 "내가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남편과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상 밝은 미소와 최상의 서비스로 손님을 맞는 민 회장에게는 '여성모범운전자'라는 명칭이 몇 년째 꼬릿말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경찰서장 표창 등 수차례 모범운전자상을 받은 민 회장은 앞으로 '여운회'가 여성 운전자들의 권익보호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단법인으로 성장해 나가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봉사단체로 승격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도전'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민 회장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택시운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니까요"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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