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길거리 응원 표정
월드컵경기장·서대전공원등
5만여 명 운집 ‘뜨거운 함성’
패배 확정에 눈물 보이기도

▲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 2차전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열린 17일 오후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시민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월드컵경기장과 서대전시민공원에는 5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허만진 기자hmj1985@cctoday.co.kr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23명의 태극전사들이 바다 건너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이던 시각, 대전과 충청을 비롯한 대한민국 전역은 붉은 물결로 가득했다.

학교에서, 일터에서, 가정에서 저마다 자신의 일과를 마친 충청의 '붉은 악마'들은 붉은색 옷을 갈아입고 대전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단체응원 현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 12일 그리스에 2-0 완승을 거두면서 16강 진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더욱 커진데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지난번 경기와 달리 날씨까지 양호해 훨씬 많은 인파가 길거리 응원에 동참했다.

대표팀의 선전을 염원하는 충청인들은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곳곳에서 한 목소리로 '오~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뜨거운 함성을 아프리카 하늘까지 날려 보냈다.

2002년 8강 기적을 일궈냈던 '약속의 땅' 대전월드컵경기장엔 지난 1차전보다 많은 4만 명이 운집해 장사진을 이뤘다.

가족, 친구, 동료, 연인 등과 함께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은 '붉은 악마' 중부지부와 대전지회의 응원에 맞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서대전시민공원 역시 지난번보다 훨씬 많은 1만 여명의 응원단이 모여 다양한 축하 공연을 즐기며 붉은 함성을 응집시켰다.

충남은 천안종합운동장과 공주 금강둔치, 보령 한내로터리광장, 논산공설운동장, 서산문화회관 광장, 당진종합운동장 등 16개 시군별로 단체응원전을 마련하고 붉은 대열에 동참했다.

충북은 청주종합운동장, 충북대운동장, 충주체육관 앞 광장, 제천비행장, 청주청소년광장, 농협청주물류센터, 음성 설성공원 등에 시민들이 운집, 태극 물결로 넘쳐났다.

이날 단체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진 대전·충남·북 곳곳에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붉은 옷을 입은 응원단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고 경기 시작 직전 붉은 물결이 최고조를 이뤘다.

경기가 시작되자 시민들의 함성은 여름밤 하늘을 뒤흔들었고 한 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며 승리에 대한 염원을 뜨거운 열정으로 쏟아냈다.

시민들은 전광판과 대형스크린 등을 통해 전해지는 태극전사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와 탄성을 보냈고 매 순간 찾아오는 골 찬스마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했다.

전반 박주영의 자책골과 곤살로 이과인의 추가골이 터질 때까지만 해도 안타까운 표정을 보이던 시민들은 전반 종료 직전 이청용의 만회골이 아르헨티나 골망을 흔들자 하늘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을 쏟아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시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옆사람과 부등켜 안고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하지만 곤살로 이과인에게 연속 3골을 내주며 승부가 급격히 기울자 시민들의 표정엔 다시 아쉬움이 가득했다.

마침내 종료 휘슬이 울리며 패배가 확정되자 일부 시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셨다.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이수연(대전 동구·29) 씨는 “고교동창들과 함께 단체응원을 왔는데 집에서 보는 것 보다 열 배는 재밌었다”며 “경기에선 비록 아쉽게 패했지만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 너무나 잘 싸웠고 나이지리아전 때도 반드시 길거리 응원에 동참해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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