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1990년 태극마크 단 이태호 전 시티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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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넘지 못한 아르헨티나의 벽을 후배들이 꼭 넘어주리라 믿습니다.”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과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태호(49) 전 대전시티즌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을 앞둔 대표팀 후배들의 선전을 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동중과 대전상고, 고려대를 거쳐 10여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이 전 감독은 멕시코월드컵 당시 최고의 ‘테크니션’이란 찬사에도 불구하고 차범근이라는 걸출한 스타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허정무 감독이 마라도나에게 거친 태클을 날려 ‘태권축구’라는 별칭을 얻었던 멕시코월드컵 본선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이 전 감독은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

당시 꼭 한 번 마라도나를 이겨보고 싶었다는 이 전 감독은 자신이 못다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축구 선수로서 월드컵에 나가는 것 자체가 더할나위 없이 기쁜 일이었지만 꼭 이기고 싶었던 아르헨티나전을 지켜만 보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었다”며 “우리 후배들은 선발이든 후보든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모든 것을 쏟아부어 반드시 선배들이 못이룬 승리를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누구도 예상치 못한 8강 이상의 성적을 맞춰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1승 1무 1패의 예상이 적중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이번 월드컵 대표팀의 성적에 조심스러운 기대와 함께 ‘이변’을 예측하고 있다.

그는 “사실 상대팀들이 워낙 강팀이다보니 걱정이 많았는데 첫 경기를 이기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한국인 특유의 정신력과 자신감으로 맞선다면 어떤 강팀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아쉬움이 많았던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와 재대결 승리를 위한 해법에 대해서는 축구인으로서,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월드컵 처럼 큰 경기에서는 실력차에 비해 골이 많이 나지 않는다. 우선은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록 2-1로 패하긴 했지만 북한이 브라질전에서 보여준 작전은 우리 대표팀도 충분히 생각해 볼만 하다. 북한처럼 선수비 후공격을 기반으로 역습을 통해 득점기회를 노린다면 최소한 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감독은 또 “지금 우리 대표팀은 첫 승을 거뒀으니 급할 게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게임을 즐기고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멋진 경기를 펼친다면 승패와 상관없이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것”이라며 “대전시민을 비롯한 온 국민이 멀리서 한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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