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인
대담=박신용 사회부장
4년간 대전발전 방향·전략 구상 … 경제 회복이 최우선
정부상대 세종시 원안 투쟁·무조건식 4대강사업 반대
상대생각도 옳다면 반영 … 소통·화합하는 조직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사람은 선거에서 패배하면 사람도 아니다’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인의 말은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보여준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낙선이후 4년 간을 참담함 속에 보냈다는 염 당선인이 마침내 웃었다. 염 당선인에게 쏠리는 150만 대전 시민들의 가장 큰 기대감은 오로지 ‘대전 발전’이다. 본인도 대전 발전을 위해 4년의 시간을 준비했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굳이 전임자의 공과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반성과 충전의 기회를 갖고, 거듭 일어선 그의 참아왔던 ‘대전 발전’의 욕구가 이제 곧 뿜어질 것이라 기대해 본다.

잊지않고 기억해준 대전 시민에게 감사와 향후 시정의 운영 방향을 전해주고 싶다는 염 당선인을 만났다.

-시민들이 ‘염홍철’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또 일각에서 이번 선거가 인물이나 정책보다 풍(風) 선거였다는 말도 있는데, 당선인의 생각은.

“이번 선거기간 선거 분위기에 영향을 줄 여러 가지 사안들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와 천안함 사건 등이 노풍, 북풍으로 표현되며, 선거 분위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것인가에 관심이 몰렸다. 결과를 놓고 보면 대전은 어러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대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대전발전을 이끌 인물에 대한 판단 기준이 작용한 선거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선을 자신했는지,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이었는지.

“선거기간 이전부터 언론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자체 조사 등 모두 30여 차례의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10~15% 정도 득표차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2006년 지방선거 낙선이후 4년 간의 행적이 궁금한데.

“지난 4년 매우 힘들고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1년쯤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장관급 업무를 수행한 이 시기에는 중앙정부의 입장에서 대전발전의 방향과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 후 대전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대전의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며 지냈다. 또 3년 간의 연구소 활동을 통해 대전의 경제와 문화, 예술, 사회·복지, 환경에 대한 연구와 학자들과 토론을 했다. 낙선 후 심적 고통과 소외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선되고 보니 그 기간이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

-이번 선거에 있어 승리의 요인을 꼽는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현 정부여당과 민선 4기에 대한 평가였다. 시민들은 세종시 원안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피력했다. 세종시 문제는 대전, 충청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으며, 여론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강행된 4대강 사업 또한 정부여당을 지지하지 않도록 만든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민선4기에 대해서는 국책사업의 연이은 유치 실패로 인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지 못했고, 이는 일자리와 먹거리 창출 실패 등 경제현실을 어렵게 했다. 경제적 좌절감이 현 시장을 선택하지 않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

-당선의 일등 공신을 꼽는다면.

“이번 선거의 주인공은 시민 여러분이다. 현명한 판단으로 대전의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주신 시민 여러분이 이번 선거의 일등 공신 아니겠냐. 또 캠프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열심히 해줬고, 특히 이재선 의원과 권선택 의원께서 선거대책 상임위원장, 본부장직을 직접 맡아 본 선거기간 내내 밤낮없이 뛰어다니셨다. 정말 큰 힘이 됐다.”

-부인(이종숙 씨)의 내조가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아는데.

“집식구 얘기를 직접 하기에는 쑥스럽지만 선거기간 내내 시민 여러분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저보다 더 열심히 뛰어다녔다. 아내는 (제가) 예비후보 등록을 한 날부터 새벽 5시에 교회에서 새벽기도하는 것을 시작으로 밤 10시까지 강행군을 했다. 그런데도 아직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다.”

-대전시의 당면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은 경제이다. 대전 경제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시정을 펼치겠다. 서비스산업의 고도화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사람이 모이는 도시를 만들겠다. 더불어 세종시 원안 관철로 대전이 세종시의 모(母)도시로서 교육, 문화·예술,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의 수요처로 기능하게 하고, 정부대전청사와의 연계를 통해 행정중심기능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제2의 수도권 육성과 대덕의 첨단기술과 엑스포과학공원을 접목시킨 미래첨단기술의 중심도시 육성도 대전만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

-세종시 원안추진, 4대강사업 관련 예산의 지천 살리기 투입 등 중앙정부와 정치적 지향이 달라 마찰이 예상되는데.

“세종시 원안 관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자유선진당과 함께하는 것은 물론 충남·북 도지사와 함께 공조해 정부여당을 상대로 강력한 원안사수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3개 시·도지사 간 의견을 조율했으며, 조만간 행동으로 옮길 계획도 갖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하천을 살리고, 복원하는 일은 단기간에 의지만 갖고 되는 일이 아니다. 환경영향 평가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하천의 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다. 이러한 세심한 검토가 없이 무작정 시행하는 하천 관련 사업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경쟁후보들의 공약을 수용할 생각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공약을 체계적으로 점검해 세부 실천 계획을 만들어 나가겠다. (제가) 시민 여러분께 제시한 공약과 정책은 물론 상대 후보들께서 발표하신 공약 가운데 대전발전을 위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에 적극 반영하도록 할 것이다. 공약과 정책을 개발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약 실행위원회에서 이 같은 일을 할 것이다.”

-7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데, 어떤 일을 우선 할 것인가.

“우선 본격적인 업무파악부터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본다. 행정의 연속성은 행정의 신뢰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 동안 민선4기 시정과 업무가 어떻게 진행돼 왔으며, 어떻게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될 것인지를 분석한 후 올해 마무리할 사업과 내년 사업계획을 구상해야 한 것이다. 또 공직자는 물론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송하고 화합하는 대전을 꼭 만들어 가겠다.”

-취임 직후 정기 인사를 단행해야 하는데, 향후 조직의 운영방침이 있다면.

“선거가 끝난 후 공직사회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인사는 자연스런 일이며, 인사규정과 기준에 맞는 인사가 이뤄질 것이다. 선거로 인해 공직사회가 술렁인다는 우려를 듣고 있지만 인사에는 선거나 정치적 변수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정에서 4년 간 떠나 있어서 잊혀지는 인물이 될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께서 저를 끝까지 기억해 주시고, 지지해 주셨다. (저는) 시민 여러분의 이 같은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다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었다. 이러한 뜻을 받들어 오직 대전발전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쏟겠다. 열심히 일해 대전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것만이 시민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라 믿는다. 저에게 한가지 욕심이 있다면 대전발전에 크게 기여한 시장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어진 시간과 여건 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

정리=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사진=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1944년 9월 6일 충남 논산 출생
-논산 채운초·강경중 졸업
-대전공업고등학교 졸업,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연세대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중앙대 대학원 졸업(정치학 박사), 충남대 명예 법학박사
-경남대 교수 및 북한대학원장,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객원교수, 대통령정무비서관-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 대표, 한국공항공단 이사장, 국립 한밭대학교 총장, 대전광역시장,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장관급)
-시인/계간 ‘시와정신’ 등단
△주요저서
-‘제3세계와 종속이론’, ‘종속과 발전의 정치경제학’-‘연애에 빠진 시장’, ‘시장님 우리 일촌해요’, ‘아이러브 대전’, 시집‘한 걸음 또 한 걸음’ 등 20여 권
△사회활동
-(사)한국오페라단 이사장, 대전오페라단 후원회장,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후원회장, 사랑의 먹거리 운동본부 후원회장, 대전 정서학습장애아 후원회장(현), 한국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대전지회 고문(현), 대전YMCA 명예이사(현), 한국국제정치학회 명예이사(현), 한국정치학회 명예이사(현), (사)미래도시공동체연구원 상임고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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