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충북도당 地選패배 후폭풍
[긴급점검] 2. 당협위원장 불신

“지방선거동안 당협위원장이 거리유세를 해 준다며 유세준비를 해 놓으라고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지나고 나니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주시의회 의원에 출마했던 한 후보자의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 후보자는 지역당협위원장이 자신의 선거에 도움은 커녕 감표요인이 돼 선거지원을 꺼려했다는 것이다.

그는 “평소 지나친 권위의식과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처신으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인사들까지 욕을 할 정도로 비판을 받왔다”며 “표를 먹고살아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겸손과 친철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는 데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부 당협위원장은 지역구 내 광역 및 기초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구설수에 올라 있다. 청주권 공천신청자 중 지역여론과 당 공헌도를 감안할 때 공천이나 기호 순위 결정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당 안팎에 주를 이뤘다. 급기야 경찰이 공천내사를 벌이고 있어 사실여부가 주목된다.

한 후보자는 “지난번 지방선거 때 일부 후보자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당 안팎의 인사들에게 수천만원씩 건넸다는 소문은 한나라당 후보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며 “그런데 이번에도 일부 공천자 중에는 이 같은 의혹을 받을 수 있는 공천을 했다”고 말했다. 전문성과 지역 공헌도 등을 종합해 결정하는 비례대표 공천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로인해 이번 지선(地選)에서 한나라당 충북권 광역 및 기초의원 후보 공천은 일부를 제외하곤 민주당 후보에 비해 인물론에서 차이가 났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이밖에도 당협위원장들의 대부분이 공천을 마친 뒤엔 후보 사무실 개소식과 중앙당 당 대표 방문 때 거리유세에 참석한 것이 전부였다.

반면 민주당은 현역 국회의원인 지역 당협위원장이 중심이 돼 도지사 시장 광역 및 기초의원과 세트를 이뤄 시장과 거리를 누비며 바람몰이를 벌여 대조를 이뤘다.

청원군수 선거와 관련해선 당 소속으로 군수에서 낙마 향후 국회의원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한 인사가 자신의 실리를 감안해 민주당 후보를 지원했지만 이를 제지하지 못할 정도로 당 장악력도 취약했다.

남부3군의 경우 보은과 옥천군수가 비리혐의로 구속된 데다 매관매직설과 비리연루 내사설 등으로 선거 역전의 호기를 맞았으나 완패했다.

선거를 마친 뒤 만난 한 주민(보은군 산외면 장갑리)은 “선거 초반 현직군수의 구속에다 이용희 의원의 연루설, 정무직 뒷거래설이 나돌아 점차 한나라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로 갔다”며 “그런데 이용희 의원이 보은에 거주하며 그동안 관리해 오던 조직을 가동해 악성 여론을 차단하는 등 애를 쓰니까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 이유는 이용희 의원은 평소 지역구에 상주하며 애경사를 챙기는 등 조직관리에 열정을 쏟고 있는 반면 심규철 위원장은 평소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하지않고 있다 선거때만 나타나 주민들을 접촉하니 효과가 있겠냐”고 말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충북지역 당협위원장들은 생활정치를 거부하거나 정치인으로서의 덕목을 갖추지 못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강도높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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