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쓰레기병(病)은 그야말로 구제불능 상태다. 대전의 경우만 해도 도시 근교의 야산이나 심지어 도로변에도 쓰레기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가정에서 분리수거 봉투에 넣어 버리면 될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다 버리는 버릇은 결코 새삼스럽지 않다. 종량제 기피증에 걸린 불법쓰레기는 2002년 총 3만3851t으로 전년 대비 36.4%가 증가할 정도로 해마다 급증 추세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는 환경파괴 행위이며, 비양심적인 환경범죄에 속한다.

이것이 우리의 문화수준인지 탄식이 절로 나온다. 외국인들이 대도시 뒷골목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쓰레기더미를 보고 우리 민족을 어떻게 평가할지 두렵다. 국민소득이 어떻고, OECD회원국임을 아무리 떠벌리고 다녀도 우리의 의식수준이 조금도 향상되지 못했음을 깨닫게 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한 것이 언제인데 이 지경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쓰레기 종량제는 근본적으로 국토를 청결하게 하기 위한 방편인데도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는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사회분위기에서 우러나온다는 데 문제가 있다.

대전의 지난해 생활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1547t(1인당 1.8kg)으로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울산(1.26kg) 다음으로 많다. 감소추세인 부산, 대구 등지의 경우와는 크게 대조적이다. 2004년을 생활쓰레기 배출량 감소 원년으로 정한 대전시는 아예 쓰레기와의 전쟁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 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과 쓰레기 양을 줄이는 데 목표를 두고, 종량제 관련 법규를 엄격히 집행함으로써 쓰레기 불법·무단 투기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지금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단속을 게을리한 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법과 질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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