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세종시로 민심이반
민주-북풍·호남색은 한계
선진-충청 민심 대변 못해

▲ 6·2지방선거 부재자 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공주시 육군 제32보병사단 장병들이 주소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배달된 선거공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부재자 투표는 28일까지 실시된다.

▶관련기사 3면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6·2 지방선거일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는 과거처럼 특정 정당 싹쓸이 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충남 곳곳에서 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여야 간, 후보 간 백중세가 지속되고 있고, 세종시·천안함 등 각종 변수가 막판까지 표심을 뒤흔들 요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나라당은 집권당인 데도 불구하고 세종시 변수로 충청민심이 상당부분 이반돼 있는 게 사실이고, 민주당은 세종시를 앞세워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인 중원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불거진 천안함과 호남색이 여전히 한계라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태를 북한의 소행으로 연결짓는데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민주당을 ‘북한 비호세력’으로 규정하고 대야(對野)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도, 민주당이 ‘정권 심판론’과 ‘안보 무능론’으로 북풍(北風)에 대응하면서 한나라당을 옥죄는 것도 이 같은 맥락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천안함 사태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하면서 세종시 원안사수 의지를 통해 충청민심에 기대고 있지만, 그동안 충청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청권 압승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다.

특히 선진당 대표를 지낸 심대평 의원이 국민중심연합을 창당하면서 충청이란 한 지붕에서 ‘두 살림’을 하는 균열을 자초한 것도 민심이반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지난 15대 총선이나 제 3, 4회 동시지방선거와 같이 특정정당 ‘쏠림’현상이나 ‘바람’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영·호남과 충청으로 나뉘어 지역기반을 토대로 ‘말뚝만 박으면 당선된다’는 얘기는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는 게 정설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15대 국회에서 자민련이 대전 동갑 등 7석을 모두 싹쓸이하고, 충남에선 청양·홍성을 제외한 12석을 휩쓸었던 경우처럼 특정 정당 바람몰이는 요원할 것이라는 관측에 근거한다. 더이상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을 석권한 것과 같이 특정지역을 휩쓸고 가는 ‘쓰나미’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당 등 어떤 정당도 대전·충남에서 일방적인 독주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저마다 충청표심에 읍소할 수 있는 이렇다할 공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집권당인 한나라당이나 제1 야당인 민주당, 충청맹주를 자처하는 선진당이 충청인에게 ‘몰표’를 달라고 할만한 입장이 아니다”면서 “일부 선거구를 제외하곤 막판 투표함을 열어봐야 당락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시계제로"에 놓인 이번 선거의 현상을 진단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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