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벽보, 너무 헷갈려요”

▲ 6·2지방선거 벽보 게시일인 22일 논산시 은진면의 한 농가에서 지방선거에 참여할 할머니와 미래의 유권자인 한 아이가 선거벽보를 보고 있다. 논산=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천안함 관련 ‘북풍’(北風)이 6·2 지방선거 막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세종시 수정논란에 이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노풍’(盧風)이 또 다른 선거변수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당장 ‘정권 심판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노풍은 한나라당에, ‘안보 위기론’과 연관된 북풍은 민주당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각 당 모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한나라당은 우선 천안함 사태를 고리로 ‘민주당’을 압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천안함 사태를 북한의 소행으로 연결짓는데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야권을 ‘북한 비호세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몰아세우는 한편, 북풍을 앞세워 노풍을 잠재우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아예 “민주당의 양심선언이 필요하다”며 대야(對野) 압박수위를 높였다. 이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노풍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 한나라당은 선거 초반 지지층 결집 면에서 민주당에 뒤졌으나 천안함 사태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노풍에는 아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안보 무능론’으로 북풍에 맞대응하면서 노 전 대통령 1주기를 맞아 추모 열기 확산을 통한 노풍 점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노풍이 정권 심판론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원웅 대전시장 후보와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집결하는 등 여타 선거운동 일정을 제쳐놓고 노 전 대통령 추모에 할애한 이유도 이러한 연유와 무관하지 않다.

김원웅 후보는 이날 추도식에 참석해 “국민이 대통령임을 선언했던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해 대전시민이 대전시장인 새로운 시민정치 시대를 여는 정치인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다만 민주당은 반노(反盧) 여론도 적지 않다고 보고 당 차원에서 직접 노풍을 띄우려는 시도는 삼가고 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대해선 대통령 사과 및 내각 총사퇴 등을 요구하며 공세수위를 늦추지 않고 있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과 노풍 중 어느 바람이 표심에 결정적으로 다가설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이날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 “한나라당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보령시 보령축협 앞에서 열린 ‘선진당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 “2년반 동안 이명박 정권이 안보를 어떻게 했기에 (우리 군함이) 어뢰를 맞고 두 동강 났느냐”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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