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은

▲ 이종은 <재경당진군민회 상록회 회장>

눈에 보이지 않는 말의 능력은 참으로 위대하다. 이 능력은 인간의 성패를 좌우하며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을 죽이고 살리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잠언서를 보면 '네 입의 말로 네가 얼켰고 네 입의 말로 네가 잡히게 되었느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말을 잘하여 죽음에서 산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을 잘못하여 패가망신한 사람들도 무수히 많다.

긍정적인 말, 부정적인 말, 건설적인 말, 파괴적인 말, 호평하는 말, 악평하는 말, 칭찬하는 말, 깎아내리는 말, 도전적인 말, 응전적인 말, 정이 통하는 말, 정 떨어지는 말, 상대를 기쁘게 하는 말, 속상하게 하는 말 등 이 많은 말들이 우리 인간생활에 희로애락을 가져다주며 궁극적으로 사활까지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혀(말)에 의한 상처는 칼에 의한 상처보다 무섭다. 칼은 육체에만 상처를 입히나 혀(말)는 육체와 영혼을 다 상하게 한다'라고 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정칟경제·문화 부문에 이르기까지 말싸움이 그칠 날이 없다. 그러나 그 속에서 우리는 무엇인가 분명한 것을 발견하기 어렵고, 이 사실이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한다.

우리나라 언어(말)의 습관이 모호하게 변화돼 '같은 것(유사)만 있고, 그런 것(진짜)은 없는' 표현이 난무하고, 이런 말 문화가 현 사회의 모든 것을 책임회피성으로 불확실하게 끌고 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런 것(사실)은 분명히 있는데 표현하는 말 속에는 사실이 없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것을 보고도 '참 좋다'고 하지 않고 '참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이 말에서 좋은 것은 없고, 좋은 것 같은 것만 있으니, 진실로 좋은 것은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나쁜 것 같아요, 맛있는 것 같아요, 어려운 것 같아요 등도 마찬가지다. 전부 같은 것으로 표현되고 있지 '그렇다 아니다'로 확실하게 표현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게 현 사회의 언어적 풍습인 것이다.

이런 습관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책임에서 도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다. 무책임한 언어(말)의 구사에서 오는 창피한 풍습인 것이다.

따라서 정칟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책임있는 풍토가 정착되고, 부패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그런 것과 아닌 것'을 분명히 구별하는 말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옛말에 '혀뿌리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음을 더욱 실감한다.

잠언서에 있는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니라'는 말처럼 모호하고 무책임한 말이 없어지고 분명하고 책임감과 자신있는 '좋아요, 그렇다, 아니다'로 흑백을 확실히 가리는 언어 문화의 정착이 빠르면 빠를수록 나라도 분명하고 확실하게 발전할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사회 모든 분야의 사이비는 사라지고, 진짜만 존재하는 세상이 되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 력> ▲공성기업㈜ 사장 ▲ 대산건설㈜ 사장 ▲동원전척㈜ 회장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 장로 ▲재경당진군민회 상록회장 ▲(사)한국환경운동본부 명예총재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