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 기업인 간담회서 “표 얻는데 이용말아야 … 중앙부처 분할은 잘못”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를 지방선거와 연계하는 것을 경계하며 “표를 얻는데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18일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삼성, 한화, 웅진, 롯데 등 세종시 입주예정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7년 여를 기다려온 원주민과 착공 시기를 정하지 못해 애태우는 기업을 생각해 더 이상 세종시 문제를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진정으로 국가와 후손을 우선해 생각해 줄 것을 국민 여러분과 정치인에게 강력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4월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처리되지 않자, 세종시 입주 예정 기업들이 관련 문의를 해옴에 따라 이뤄졌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최근 천안함 사고만 봐도 만약 중앙부처를 여기저기로 나눠 놓으면 잘못된 처사임이 자명하다”라며 “이런 사실을 알면서 세종시 원안에 문제가 없다고 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더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세종시 발전안 관련 5개 법안의 조속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6월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기업인들도 투자준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 등 참석자들은 이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기업에 좋다”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요구했다.

김 부회장은 신수종(新樹種) 사업인 LED 조명을 예로 들어 “정부가 약속한 대로 올해 안에 법 제반 문제가 끝나면 내년 초부터 공장을 짓고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 땅도 원형지이어서 땅을 깎고 건물을 짓고 하려면 굉장히 빠듯하다”며 “시기를 놓치면 안되니까 대안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남영선 한화 대표이사는 “빨리 법안이 처리돼 금년 중으로 착공해야 한다”며 “저희가 지으려는 부분이 국방 미래 기술 부분인데 천안함 사태에서 보듯 이 부분은 더 빨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석 웅진그룹 총괄부회장은 “가장 시급한 것은 태양광 관련 제품 중에서 태양광 잉곳(주형) 및 웨이퍼 회사”라며 “다른 곳은 투자 조정이 가능한데 태양광은 타이밍을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굉장히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시간은 금이고 속도는 돈이다’라는 말을 인용, 조속한 세종시법 국회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고, 참석자들은 ‘1분 1초가 절박’하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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