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유명 점집 ‘문전성시’
10배 복채내고 당락·회견날짜등 상담

"이번 선거에서 우리 남편이 당선될 수 있을까요?"

지방선거가 본격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유명 점집과 철학원이 정치인들의 방문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용하기로 소문난' 유명 점집이나 철학관은 벌써 수개월 전부터 지방선거 출마자나 정치인, 그 가족들의 발걸음에 문턱이 닳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귀띔이다.

특히 올해는 8개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만큼 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위원까지 어느 때보다 많은 방문객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선거 당락이나 후보등록일, 선거사무소 위치뿐 아니라 심지어 기자회견 날짜, 선거 당일 거취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알아보기 위해 점집에 들르고 있다.

또 일반인에게 얼굴이 알려진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이 직접 점집을 찾는 대신 배우자나 측근 등을 통해 점괘 등을 알아보고 있다.

대전의 한 철학연구소장은 "올 초부터 정치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자주 와서 상담하고 있다"며 "주로 공천을 받을 수 있는지, 출마하면 특정 경쟁자를 이길 수 있는지를 묻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마자 자신이 직접 오는 일도 있지만 유명 정치인들은 비서나 지인을 보내거나 대부분 직계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점집을 찾는 대부분의 관심사는 당연히 '당락'이다.

일부 점술가들은 당락 여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확언을 하지 않지만 출마자 자신이 직접 오면 말을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가급적 올해의 운세와 자기의 운명 등을 토대로 우회적인 표현이나 선거 당일 주의점 등을 알려주고 있다.

한 철학원장은 "방문자 대부분이 당락을 묻지만 딱 잘라 말하진 않는다"며 "선거 당일 운세가 자신의 운명과 맞는지 등을 알려주고 맞지 않는 경우 차기 선거 도전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선거철 정치인의 복채는 일반인보다 많다는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

물론 일반인과 같은 복채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름이 알려진 탓인지 적게는 2~3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거금을 낸다.

또 공천이 마무리되고 정식 후보등록이 끝난 최근에는 선거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인사들도 점집에 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한 점술인은 "공천이나 예비후보 등록 시기 등에는 정치인들이 많이 찾았다면 최근엔 후보를 돕는 지지자, 선거운동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도 종종 찾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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