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에서 생활하던 청소년이 만 18세가 되면 강제 퇴소함에 따라 결국 방황하며 쪽방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불행이다. 대전을 비롯한 대도시에 몰려 있는 쪽방은 그간 노숙자의 임시거처로 이용돼 왔으나, 요즘엔 시설 퇴소청소년들의 집단 거처로 활용되고 있어 각종범죄 유혹을 받기 일쑤다. 이들에 대한 보호 및 자립대책이 시급하다.

수용시설에서 자립을 위한 취업교육과 훈련 및 체계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나이만 차면 출소시키는 무책임한 행정 때문에 이들의 삶이 고단하다. 유흥가 밀집지역에서 일할 경우 일당 3만원에서 5만원을 받는다. 이 일대는 범죄유혹이 많은 유해시설로 분류된다. 제도적 모순을 재정비하는 일이 절실하다.

아동복지법은 아동을 만 18세, 청소년보호법은 19세, 청소년육성법은 24세로 규정하고 있어 18세가 되면 갈 곳이 없어도 퇴소할 수밖에 없다. 유흥업소나 일반직장엔 청소년보호법과 민법의 적용을 받아 취업하기 힘들다. 퇴소청소년들은 생활정착금으로 100만원에서 300만원을 받은 후 무작정 시설을 떠나면 갈 곳이 없어 결국 쪽방을 찾게 된다.

일부 청소년은 그룹 홈이나 드롭인 센터에서 생활하고 있으나 이 방식 역시 그들에겐 희망적인 대안이 아니다. 보육시설에서 적용하고 있는 연령을 청소년기본법으로 적용할 경우 24세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때에 20세가 넘으면 취업훈련과 자립생활교육을 실시해서 건전하고 당당한 시민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 도와주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이들과의 의가족 맺기 운동을 전개, 사회적 소외를 방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나이만 들면 무조건 내쫓는 무책임한 현행제도를 지양하고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들을 포용하고 더불어 살아갈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인식하길 바란다. 시민단체-종교단체-지방자치단체-국가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확립하여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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