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소신·무원칙 ‘얼룩진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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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소신·무원칙 ‘얼룩진 공천’
  • 이선우 기자
  • 승인 2010년 05월 09일 23시 48분
  • 지면게재일 2010년 05월 1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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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식 입·탈당 속출 … 黨방침도 “이랬다저랬다”
   

6·2 지방선거 승리만을 위한 여·야의 ‘무소신·무원칙 공천’으로 정치문화의 구태가 재현되고 있다.

당선 가능성만을 염두에 둔 무원칙·무소신 공천이 이어지면서 선거 초반 깨끗한 후보 선정으로 ‘공천개혁’을 이뤄내겠다던 여야의 약속은 결국 유권자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사탕발림’이었다는 사실을 거리낌 없이 자인하고 있다.

◆묻지마 입·탈당

국민중심연합(이하 국민련) 부여군수 후보 공천장을 받은 김대환 전 부여소방서장은 지난 6일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했다. 국민련 후보로 출마 선언까지 한 상태였다. 김 전 서장은 한나라당 공천이 확정된 김무환 현 부여군수가 최근 뇌출혈로 쓰러져 지방선거 출마를 포기하게 되자, 국민련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련은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이 소속 정당 후보가가 출마를 포기하자, 타당 공천 후보까지 도둑질하는 패륜과 파렴치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전 서장은 이 같은 당적 변경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입당 기자회견을 통해 “부여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공약을 충실히 실행, 집권여당 후보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잠시 비난이 있더라도 부여군민을 위한 올바른 길을 선택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지난 3일 공천심사 과정에 반발하며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이태복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탈당 일주일만인 10일 국민련에서 입당식을 갖는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충남정치의 새판을 짜기 위한 첫 걸음으로 국민련에 입당해 충남지사에 출마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의 입당식에는 충남지역 시·군에서 자치단체장 출마를 선언한 선진당 공천 탈락자 2~3명도 동반 입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무원칙·무소신 공천

이번 선거 공천 과정에서 여야 정당들이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자를 공천하면서 크고 작은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A정당은 충남지역에서 제대로 된 서류면접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고,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뽑아 공천 신청자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 오기도 했다. 또 한 선거구의 경우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공천 확정자 대부분이 최근 선거를 앞두고 입당한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처럼 여론조사만으로 후보자 선정이 진행되다 보니, 당성이나 후보 자질은 한낱 서류 조각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당선에만 혈안이 돼 소신을 버리고 입·탈당을 하고 정당들은 원칙 없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민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다”며 “내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투표에 참여해 선거 문화를 후퇴시키는 후보들과 정당에게는 반드시 유권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 방침 번복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난 7일 손창원 씨를 당진군수 후보로 내정했다. 공천을 받은 현직 당진군수가 비리로 구속되면서 당 공천심사위원장인 정병국 사무총장이 공천 철회와 함께 ”당진 군민에 대한 예의”라며 ‘무공천”을 선언한지 보름 만에 이를 번복한 것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역 여론 및 광역단체장 선거와 광역·기초의원 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략적 차원에서 공천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당진 군민에 대한 ‘예의’나 공당으로서의 ‘책임정치’는 폐기된 셈이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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