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들 지구당사 점거 '불출마 철회' 요구 … 기자회견 유보

4·15 총선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열린우리당 송석찬 의원(유성)의 기자회견이 유보됐다.

송 의원은 지난 17일 오전 지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으나 100여명의 당원이 지구당사를 점거한 채 불출마 철회를 요구해 기자회견이 유보되는 소동을 겪었다.

그러나 송 의원은 언론을 통해 이미 불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상태여서 이를 번복하고 17대 총선에 출마할지는 의문시된다.

▲ 17일 송석찬 의원(열린우리당) 사무실을 찾은 한 당원이 송 의원에게 17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철회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김대환 기자
송 의원은 지난 16일 "16대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자민련에 입당할 때부터 차기 국회에 불출마를 마음속에 새기고 있었다"며 "지난해 6월 민주당 분당 이후 지구당 사무국장 등이 떠날 때 17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가족들에게 전했다"고 불출마를 밝혔었다.

송 의원의 전격적인 총선 불출마 선언은 17대 총선을 앞두고 당 관계자들의 구속과 소환 통보에 따른 충격과 책임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들의 구속이 송 의원의 의원직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여부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사안이지만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지역 유권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유성지구당은 지난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후원회를 개최하면서 지역구민에게 차량 및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대전지검으로부터 관계자 3명이 구속된 데 이어 19일 당원 4명이 추가로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구속된 3명을 면담한 송 의원은 심정적 동요를 보였으며 염홍철 대전시장, 홍성표 시교육감, 김보성 전 대전시장 등에게 불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당내 입지도 송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참여했지만 민주당 대선 경선과정에서 반노무현 입장을 견지한 전력으로 주요 당직에서 배제돼 왔다.

그러나 송 의원의 불출마 의사는 지구당 당원들의 거센 반발과 설득작업으로 인해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무산 후 "17대 총선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마음이 편했고 당원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었는데, 이렇게까지 반대할지는 정말 몰랐다"면서 "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그냥 가게 생겼다"며 거취 결정을 묻는 기자의 질의에 "다음에 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지구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달 말경 최종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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