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덕규 헌정회 정책위 부의장

요즈음 외교가에는 이런 농담이 있다. "만약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오늘날 한국에 살아 있다면 작품 소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 정치를 그대로 묘사하면 바로 그 자체가 희극이요, 비극이기 때문이다"라는 것이다.

실로 오늘날의 한국 정치 분위기를 보노라면 외국 사람들과 우리 젊은 사람들 보기가 부끄럽다. 그동안 정가에서는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그리고 정치 개혁의 핵심은 특히 선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으니 돈 안드는 선거제도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정치 개혁의 핵심인 돈 안드는 선거, 제도의 이야기는 어디론지 사라졌다. 엉뚱하게 '선거구를 어떻게 더 늘리는가'라는 것으로 정치 개혁의 핵심적인 내용이 변질되었기 때문에 국민들은 어리둥절하다. 물론 인구의 자연 증가로 선거구의 증가는 당연하다.
국회는 하루속히 정신을 가다듬어 다시 국회의원 선거에 단 1000만원밖에 안드는 영국 선거제도의 내용으로 대개혁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가 금년 4월 15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번 총선 때만 해도 신문에 공공연히 '20낙, 30당'이란 기사가 나왔다. 그러니까 20억원 쓰면 낙선되고 30억원 쓰면 당선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는가. 미국 선거가 비교적 돈이 많이 드는 것 같지만 한국처럼 많이 들지는 않는다.

물론 한국 선거도 지역구마다 꼭 30억원씩이나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극단적인 몇 사람의 예를 확대 해석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행 한국 선거제도로는 돈을 상당히 많이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면 언제까지 우리 정치를 부정 부패로 방치할 것인가.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에 영국 선거제도를 철저하게 도입해서 정치 부패 공화국의 불명예를 씻어 내야 한다.

영국은 국회의원 선거에 1인당 약 천만원밖에 안든다. 그 돈도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후보 개인은 돈이 전혀 안들고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

그동안 한국 선거 분위기에 익숙해진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될 것이다. 그러나 영국은 그토록 깨끗한 선거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 나라들은 여러 나라에서 돈 안드는 국회의원 선거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여야는 물론 종교계, 학계, 시민 단체들이 힘을 합해 나라를 구하는 구국 차원에서 영국 선거제도를 철저히 연구하여 도입하면 정치 선진국이 될 수 있고 부패 정치를 지양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정가에서는 돈 많이 드는 선거의 원인을 흔히 국민들에게 전가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적으로 정치인들 책임이다. 하루속히 영국 제도를 받아들이고고 엄격하게 지키면 국민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위대한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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